김형도 충남도의원 (논산2·더불어민주당)
김형도 충남도의원 (논산2·더불어민주당)
필자는 백제 역사와 문화 중심지이자 멸망의 아픔을 안고 있는 논산에 살고 있다. 이곳은 멸망의 회한이 남아 있지만, 백제 부활도 꿈을 꾸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충남도는 700년 동안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 피워 온 백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백제인들은 이 곳에서 태어나 모든 혼과 열정을 바쳐서 서해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해양 대국을 이룩했다. 논산은 백제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인 동시에 멸망의 아픔을 안고 있다. 이 땅의 선조인 백제인들을 추모하는 것은 백제 후손인 충청인들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백제문화제는 부여군이 1953년부터 백제인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제례의식이 기원이며, 67회라는 나이테를 갖게 됐다. 그간 도와 공주, 부여 등은 매년 백제문화제를 성대하게 치러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간단한 제례 의식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제67회를 맞아 대백제전이라는 큰 행사를 개최한다. 도의회와 집행부, 각 시·군들은 행사 개최 준비를 준비 중이다.

논산은 격년제로 백제 오천결사대 전투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이웃 공주·부여에서의 행사와 비교하면 비록 작은 행사로 보여질 수 있으나, 백제인의 후손으로서 정성을 모아 준비하고 있다. 쓰러져가는 백제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소중한 목숨을 아침 이슬처럼 가벼이 여기며 황산벌에서 최후를 맞이한 백제인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논산은 주민 욕구에 비해 문화 행사가 부족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제 오천결사대 전투장면 재현을 격년제가 아닌 매년 개최한다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천결사대 전투장면 재현은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나왔던 것처럼, 패배한 전투장면이 아닌 웅장하고 늠름한 백제군사들 모습이 보여준다.

논산 연무읍 금곡리에는 충남도 기념물 제26호로 지정된 견훤왕 무덤이 있다. 견훤왕은 백제 부흥을 꿈꾸며 서기 900년 후백제를 건국했다. 후백제는 한 때 신라까지 지배할 정도로 큰 나라였지만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936년 멸망하게 된다. 견훤왕은 후백제의 멸망을 지켜보며 논산 연산면에서 생을 마감했다. 왕은 완산주(전주)가 그립다는 유언을 남겼다. 현 위치에 무덤을 쓰게 된 것도 완산주가 보이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논산시민들은 견훤왕을 잊지 않고 있으면 해마다 뜻깊은 행사를 하고 있다. 논산 사암연합회는 매년 견훤왕의 한을 풀어주는 영산대재를 개최하고 있는데, 매년 백제문화제 기간 내 프로그램 중 하나로 개최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논산시 일원에서 오천결사대 전투재현과 견훤왕 영산대제를 동시 개최한다면, 그동안 백제문화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논산시민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백제문화제라는 이름 아래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이 충남은 물론 서울 등 다양한 지역에서도 개최돼야 한다. 이를 통해 충남 대표 축제인 백제문화제가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적인 문화행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도 충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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