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글 관련 문화유산 첫 사례
한국문화·독립운동사 가치 인정

[천안]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가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만든 `조선말 큰사전 원고`<사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86호로 승격 지정됐다.

22일 천안시에 따르면 국가등록문화재 제524-2호로 등록됐던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보물로 승격 지정되면서 총 10건의 보물을 관리하게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가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1929년부터 1942년까지 13년 동안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로 총 14책이다. 그 중 5책은 독립기념관에서 소장하고 있고, 나머지 8책은 (사)한글학회에서, 1책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다수의 학자들이 참여해 지속적으로 집필·수정·교열 작업을 거친 중요한 자료로, 철자법, 맞춤법, 표준어 등 우리말 통일사업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 국어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가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돼 이를 바탕으로 1957년 `큰사전`(6권)이 완성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보물 지정은 근대문화재로 역사적·학술적 가치 재평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등록문화재 제도가 생긴 2005년부터 근대문화재가 국가지정문화재 대상이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순 문화관광과장은 "등록문화재가 보물로 승격지정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로, 독립기념관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유산 소장처 및 소장자들과의 깊은 협력으로 천안지역 문화유산 지정 관리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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