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남호는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을 경계로 하는 담수호로, 지난 1982년 농업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간척사업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는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된 것은 물론 오염수 방류에 따른 천수만 생태 악화로 어족 자원까지 고갈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충남도가 해수유통 방식의 역간척을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매우 높고 험난하다. 우선 3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부터 주변 대규모 간척지 농경용수 확보, 오염수 방류에 따른 어장 피해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와 관련해 용역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와 충남도, 서산시와 태안군이 풀어야 할 사안 못지않게 지역 주민 간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부남호 역간척의 성패는 단순히 부남호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부남호는 해수유통을 통한 수질 개선, 갯벌 및 해양 생태계 복원, 그리고 생태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 발전 등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전북 새만금호, 전남 영암호와 금호호 등 여타 담수호에도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금강 하구둑 해수유통 여부와도 연결될 수 있다. 도가 지난 10월 `연안·하구 생태복원 국제 컨퍼런스`를 주최한 것도 지역 연대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절차였다. 부남호 역간척은 연안생태계 복원의 척도라는 점에서 주시의 대상이다. 도는 이 과정에서 막중한 역할을 할 민관협의체의 대표성 확보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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