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은?(고현경 지음)=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남동생과 누나는 들떠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생각 때문이다. 질릴 때까지 실컷 놀 수 있는 나만의 게임기, 밤새 읽을 만화책, 친구들에게 자랑할 최신형 스마트폰, 꼭 안아 주고 싶은 인형. 하지만 받고 싶은 물건이 잔뜩 있지만, 선물을 받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누가 더 많이 착한 일을 해 엄마를 돕는지와 관련된다. 보던 책도 제자리에 꽂고, 화초에 물도 주는 등 과연 엄마의 집안일을 잘 도와줄 수 있을까? 실제로 고현경 작가는 남매를 키우는 엄마로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는 남매의 해맑은 웃음과 집안 곳곳을 보며 열이 오르는 엄마의 표정이 대비되는 장면에 공감하게 된다. 과연 남매의 착한 일은 칭찬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평소처럼 잔소리를 들을까? 키큰도토리· 40쪽· 1만 3000원
△나는 기다립니다(표영민 지음· 잠산 그림)=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함에 따라 반려동물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책임감 없이 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새로 산 액세서리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끌거나, 타인에게 자랑할 거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가족이다. 이 책은 반려동물에 대해 주인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와 관계를 맺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주인공인 소녀와 강아지의 시점과 내면을 모두 보여주면서 독자들은 양쪽 모두에 공감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귀찮은 듯 침대에 누운 소녀와 이불을 잡아당기는 강아지, 현관문에 붙은 쪽지를 보는 소녀와 밖으로 나가려는 강아지 등 소녀와 강아지에 공간적 거리감을 둬 두 주인공의 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극대화했다. 길벗어린이· 44쪽· 1만 3000원
△괴물이 오면(안정은 지음)=잠자리에 들 무렵, 책 속의 아이는 밤만 되면 두려움에 떤다. 통제할 수 없는 어둠도 무섭지만, 잠들어 버리면 자신을 지켜주는 어른들로부터 고립되는 사실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려움에 잠 못 드는 이 아이만 있을까? 사실 세상에는 아이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괴물이 밤에 등장한다. 다만 아이들의 두려움을 달래주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성인이 된 우리도 앞으로 나타날 괴물들을 떠올리며 긴장한다. 죽음, 노화, 질병 등 다양한 괴물들과 언젠가 만나는 것처럼 절대로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너무 두려워하지말고 다가올 두려움을 마주하고 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회피 하지 않을 때 우리 모두는 막연했던 괴물의 실체를 탐색하며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고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전한다. 이야기꽃· 36쪽· 1만 3000원
△들국화 고갯길(권정생 지음· 이지연 그림)=워낭 소리에 깃든 숭고한 노동과 전쟁 없는 평화에 관해 말하는 그림책 `들국화 고갯길`이 출간됐다. 권정생 작가의 단편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나는 일곱 번째 책으로, 지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돼 주목받은 화가 이지연이 그림을 맡았다. 들국화가 피어나는 늦가을 정취, 1970년 후반 우리나라 농촌 풍경 등을 서정적인 수채화로 풀어내 깊이 있는 감상을 돕는다. 특히 눈물에 눈을 깜빡이며 서로 의지해 다다른 고갯마루에서 정다운 마을에 두 소를 환하게 반겨 주고 잔잔한 들국화 향기가 시원한 바람에 실려 온다. 고된 노동 끝에 보상처럼 다가오는 순간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담아낸 이야기는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한 마음으로 분투하는 모든 이에게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창비· 44쪽· 1만 5000원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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