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됐던 송년회가 취소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모임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것. 흥겨운 캐럴에 들썩였을 도심 번화가가 올해는 한산하다. 안심할 수 없는 코로나 상황은 연말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9개월 만에 다시 600명대로 급증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연말 모임 취소나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에 따르면 2030대 성인 남녀 2275명 중 올해 송년회 계획이 `있다`라고 답한 사람은 33.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응답자 88.5%가 송년회 계획이 `있다`라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55%P나 떨어진 수치다. 반면 송년회 계획이 `없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지난해 11.5%에서 올해 30.2%로 3배 가량 늘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36.5%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고 답했다.

대전시가 오늘부터 3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최근 주점 집단감염과 깜깜이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이에 줌(ZOOM), 구글미트, 구루미, 비즈 등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모임이 뜨고 있다. 이른바 `랜선 송년회`. 각자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술과 안주를 준비하면서 모임 분위기를 낸다. 각자 한도 내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컴퓨터 앞에서 담소를 나누며 먹는 방식이다. `랜선 송년회`가 시사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에서는 `주머(Zoomers)`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부머(Boomers)에 빗대 표현한 것으로, 코로나19 시대에 대면보다는 비대면 화상 만남을 즐기는 세대를 의미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최선의 노력이 절실하다. 겨울이 오면 동·식물들은 봄맞이를 위해 기나긴 겨울잠에 든다. 사람들도 혹독한 코로나 겨울을 이기기 위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겨울나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코로나19가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다. `집 밖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자. 반드시 봄은 온다. 김하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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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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