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제 끝났다. 올해 수능은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수업 일수 부족 등으로 한 차례 연기됐고, 시험도 감염병이 확산일로를 겪고 있는 와중에 치러졌다. 학교가 문을 닫고, 원격수업이 이뤄지고, 학교 내 거리두기가 실시되는 등 생소한 환경에서 시험 준비에 매진해온 49만명의 수험생들은 가림막이 쳐진 책상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러야 했다. 여러 악조건과 불확실성을 딛고 수능을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전한다. 아울러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온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 그리고 선생님들의 노고도 기억하고 싶다.

수능은 끝났지만 코로나19는 끝이 아니다. 당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경우 긴장감이 풀리면서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나 지인들과 모임이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오랜 시험 준비로 심신이 지쳤기에 그런 욕구를 마냥 억누를 수만은 없을 것이란 점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외부활동이 늘어나고 해방감을 만끽하다보면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이 수능 이후의 방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도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에 대한 사회적·가정적 통제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의 고비는 대학별 논술이나 면접 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입시전형을 위해 전국적인 대이동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수능 이후 코로나19가 확산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수험생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수능은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의 철저한 준비 덕에 코로나19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도 치를 수 있었지만 대학별로 진행되는 논술이나 면접은 응시가 제한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어제 브리핑을 통해 수험생들의 외부활동 자제와 방역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국민들에게도 가급적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해 줄 것도 요청했다. 입시전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학을 가기 위해 수년간 준비해온 학생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너나 없이 모든 구성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수능은 끝났지만 방역의 고삐를 더 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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