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효용성을 높이려면 반드시 균형 독서를 해야 한다. 어떻게 독서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 어떤 사람은 인문서와 과학서를 몇 퍼센트(%)씩 읽으라고 하는데, 인문서와 과학서 종류가 하도 많아서 별 도움이 안 된다. 사람마다 전공이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독서량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분야의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하는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독서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모델링 독서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모델이란 "주체가 객체를 인식하여 형성된 심상을 최적의 매체로 표현해 놓은 것"을 말한다. 그런 모델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모델링`이라고 한다. 시인은 문자로, 화가는 그림으로, 조각가는 물질로 심상을 표현한다. 인간은 모델링 주체로서 객체를 관찰하여 아이디어를 얻고, 머릿속에 떠오른 심상을 문자, 구술, 그림, 물질, 몸짓, 수학, 프로그래밍 언어 등으로 표현해서 `모델`을 만든다. 인간은 얼마나 멋진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능력을 인정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으며 살아간다. 훌륭한 모델링을 하려면 모델링의 3요소인 주체, 객체, 매체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활용능력을 갖춰야 한다.
독서도 이 세 가지 분야, 즉 주체, 객체, 매체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한다. 주체성, 즉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철학, 역사, 문학 등 인문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고, 객체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최신 지식을 끊임없이 갱신해야 하며,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언어, 기호학, 미디어 등 매체 관련 책을 읽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어느 수준의 모델링을 할 것인가에 따라 독서 분야와 책의 난이도, 독서량이 정해질 것이다. 세 분야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면서 책을 골라 읽으면 그것이 최적의 균형 독서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강신철 한남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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