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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중소벤처기업부와 지역정서

2020-11-20기사 편집 2020-11-20 0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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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한 해의 끝자락이지만 지역사회는 여전히 여러 가지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이전 계획이다. 1998년 국토균형발전의 하나로 정부대전청사에 자리 잡은 중소기업청이 현 정부에서 부(部)로 승격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됐다.

이후 정부 세종청사로 합류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대전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 일이 아니어도 진즉부터 세종으로의 기업이전과 인구유출로 속앓이를 하고 있던 대전 시민들로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대전의 일원으로 동고동락하던 중기부까지 이전을 하다니 대전 시민 입장에서는 세상에 이런 상실이 없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기부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대신 대전에 혁신도시지정을 승인했다는 거래의혹이 제기되자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고 '대전시와 중기부 양측 각각의 숙원인 혁신도시 지정과 세종이전으로 윈-윈하자'는 중기부 장관의 발언도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대전에 있던 일반기업 외의 공공기관이 소리 소문 없이 하나둘씩 대전을 떠나기 시작한 건 세종시가 들어서고부터 일이다. 2018년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가 세종시로 이전했으며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 한국국토정보공사, 화학물질안전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이미 이전을 했거나 이전 계획에 있다.

중기부의 세종이전 발표가 정점을 찍은 셈이다. 이것이 행정수도를 지척에 둔 광역시의 숙명이니 받아들이라 한다면 대전으로서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쯤 되면 대전을 혁신도시로 지정한 것은 정부 여당으로서는 어쩌면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훌륭한 공공기관이 내려온다 해도 이미 떠나버린 공공기관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 나는 생각지 않는다. 대전의 다섯 지역구는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부 여당을 지지하는 몰표를 내주었다. 내가 대전 시민으로 산 이래 처음 보는 일이라 내심 무척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는 그만큼 대전시민이 현 정부에 갖는 기대가 컸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정부 여당의 답례는 고작 이것뿐이라니, 어떤 말로도 대전시민의 실망감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전경제단체의 수장으로서 나의 고민도 깊어져 간다.

결국, 경제단체의 입장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계획 철회 촉구 성명서를 언론에 발표하는 길을 선택했다. 주된 내용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의 대의에 어긋나므로 이로 인해 지역갈등만 심화되고 민심이반을 초래할 뿐이다.

그러므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이전은 철회돼야 한다. 대전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중소벤처기업 최대 집적지이며 대한민국을 4차 산업혁명으로 이끌 최적지이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있어야 할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종으로의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고, 인접 지역의 피해를 딛고 국가균형발전을 행정수도 완성을 혹여 이룬다면 이는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역정서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추진은 설사 외양으로는 성공한 듯해도 내용적으로는 실패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대전이 혁신도시지정으로 혹여 수혜를 입었다고 말하고 싶은 정치인이 있다면 먼저 대전의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으로 대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최근 정부 여당의 중견 정치인들이 대전의 민심을 달래려고 나서고 있는 모양이다.

결과를 미리 예단하지 말고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우리의 입장을 전하는 것만이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80%에 가까운 대전시민이 반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을 강행한다면 향후 그 어떤 것으로도 대전의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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