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 회의를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여당은 무슨 일이 있어도 18일엔 후보 추천이 완료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특별대사 등의 임명 절차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후보 추천이 그리 어려울 것이 없는 것 같지만 여야의 입장과 추천위원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공수처 출범일이 넉 달이나 지났고, 추천위도 가동되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 추천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추천위는 가능하면 3차 회의에서 후보 추천을 매듭지었으면 한다.

지난 13일 2차 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하지 못한 것은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졸속과 밀실, 깜깜이 심사를 할 수 없다며 신중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여당은 야당 측이 고의로 지연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공수처장의 자질과 덕목을 고려하면 꼼꼼한 검증은 필수다. 그런 만큼 여야는 정쟁을 지양하고 추천위가 검증에 필요한 자료 등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일단 추천위에 올라온 10명의 후보 가운데 정치적 색채를 띠거나 중립성 시비 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대략 4~5명이 추천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그동안 공적 영역에서 활동을 하면서도 크게 구설에 오른 적이 없을뿐더러 강직하고 청렴성까지 겸비했다고 전해진다. 아직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무난한 인물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 추천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타협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어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 등의 문제가 논의됐지만 서로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여야의 하는 모양으로 봐서는 모두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골라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하지만 후보 추천에 시간을 끈다고 해서 더 나은 인물이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다. 추천위원들이 고심 끝에 천거한 만큼 이들 중에서 후보 2인을 추천해 공수처가 빠른 시일 내 출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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