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시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사상체질은 조선의 의학자 이제마가 정립한 우리나라 고유 의학체계다. 그는 환자를 성격·외모·증상에 따라 네 가지 체질로 구분하며, 각 체질에 따른 취약점을 보완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에서 체질은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는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의 유전체 연구의 실마리로 그 의의가 크다.

생물정보학 전공자 중심의 KIOM 유전체 연구팀은 그간 KIOM 임상연구에서 축적된 한의 임상역학·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쌍둥이 연구와 가계연구를 통해 사상체질·한열에 대한 유전율을 최초로 보고했다. 국제 전통의학 저널·바이오 저널에도 연구 결과를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올해부터 정부는 국가 바이데이터 구축 시범사업(K-DNA)을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한국인이 취약한 질병을 예측하고 새로운 진단·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전체·임상·생활습관 관련 자료를 이용한 정밀의료기술 개발이 주목받는다. 미국은 100만 명 정밀의료코호트를 구축하고 있고 영국은 50만 명 바이오뱅크 기반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도 40만 명 바이오뱅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한 국가에 대해 한국이 상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원천 기술을 확보할 분야의 발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KIOM은 2만 5000명의 임상정보, 1만 7000건의 DNA, 5000건 이상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했다. 2017년부터는 한의학 대표 형질인 체질과 한열 기반의 유전지표를 찾는 인공지능 접목 유전지표 분석기술을 KAIST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체질·한열의 유전지표에 대한 4건의 특허등록도 마쳤다. K-DNA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바이오 선진국들을 재빠르게 추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에 한의 유전체 분야가 협력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정밀의료 기술의 한국형 로드맵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이시우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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