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시선이 2020 미국 대선에 쏠리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각 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독특하다. 각 주마다 선거를 통해 대의원을 뽑고 대의원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각 주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가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제도다. 이 때문에 각 주에서 진 쪽의 표는 오로지 사표(死票)처리 된다. 여기에 경합주 몇몇을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갈려 있기 때문에 당선에 영향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경합주를 제외한 많은 주들이 선거운동에서 소외받는 경우도 태반이다. 이 때문에 전체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 지난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전체 득표수는 많았지만 선거인단 확보에 실패해 트럼프 대통령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특히 각 주마다 우편투표 등 투표와 개표 방식이 제각각이라 선거에 진 쪽에서 소송전으로 이어지는 것도 다반사다. 이번 미국 대선이 국민의 투표가 아니라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선거 결과가 늦어지면 양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내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외치고 있는 미국이 선거제도만큼은 구시대적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선거제도를 그나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0년 대선에서 엘 고어 민주당 후보는 아쉽고 억울한 부분이 많아 소송으로 이어지면 선거 결과가 뒤집어 질 수 있었지만 정치혼란을 막기 위해 깨끗하게 승복했다. 미국 대선에서 선거 결과가 가까워지면 승자는 승리를 선언하고 패자는 승리를 축하하며 퇴장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이런 전통이 있었기에 미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다. 앞선 세대에서 굳건하게 지켜온 전통을 일각의 욕심으로 무참히 짓밟혀진다면 국민들의 허탈감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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