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2동 상인 코로나 매출 20-50% 감소… 엎친데 덮친 격 주 고객층까지 위태

중소벤처기업부가 청사의 세종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서구 둔산2동 정부대전청사 앞에 내걸렸다.(왼쪽) 이날 중기부 인근 상권인 서구 월평2동 상점가가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 한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신호철·박우경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청사의 세종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서구 둔산2동 정부대전청사 앞에 내걸렸다.(왼쪽) 이날 중기부 인근 상권인 서구 월평2동 상점가가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 한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신호철·박우경 기자
"대전 죽이고 세종 키우기에 급급한 것 같아요…."

28일 대전 서구 둔산2동 정부청사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 김모(57)씨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이같이 말했다. 대전 정부대전청사에 자리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뒤다. 김 씨 편의점의 주 고객은 정부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다. 편의점은 청사로를 사이에 두고 정부청사와 맞닿아있어, 출근 시간이 되면 담배와 음료를 사기 위해 공무원들이 자주 들르곤 한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정도 줄었다. 안 그래도 힘든 상인들에게 중기부 이전은 엎친데 덮친 꼴"이라며 "이전한 건물에 새로운 부서를 들이는 것도 아니지 않냐, 대안 없이 나가면 정부청사 바라보고 장사한 상인들은 어떻게 하나"라고 토로했다.

중기부 세종 이전 소식을 접한 다른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 주요 고객층인 공무원들의 대전 이탈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사 인근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황모(54)씨는 "여기 상인들 전부 정부 청사랑 근처 아파트 단지 보고 장사하는 거예요. 세종으로 이전하면 인근 아파트에 사는 직원 가족도 전부 떠날 텐데, 상권 타격이 안 오겠습니까. 대전 사람들은 싫지요"라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정부청사 근처 한 호프집은 점심 시간에 문을 활짝 열고 있었다.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매출에 타격을 입자 점심 장사라도 해보고자 가게 문을 열고 나선 것이다.

호프집 사장 류보선(58)씨는 "공무원들이 가게에 많이 왔는데 올해는 발길을 끊었다.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중기부까지 세종으로 떠나면 인근 상인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세종 이전 단행은 인기 영합주의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류씨는 "세종으로 이전하는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특공 혜택이 로또 수준이니, 개인으로 보면 박수 칠일이지만 대전 사람들은 결사반대"라며 "이전비용 등 굳이 예산을 낭비하며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다. 공무원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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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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