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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빈집, '도심의 골칫거리'가 아닌 '희망의 씨앗터'로

2020-10-16기사 편집 2020-10-16 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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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최화묵 LH대전충남지역본부장
빈집이 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1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있는 집이 대전에만 3,858호로 확인되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구가 줄어들어 소멸위기까지 느끼는 지방 지자체들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집의 증가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빈집 문제는 단순하지가 않다. 입지가 양호한 지역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경리단길, 송리단길 등으로 명칭되는 지역들은 청년들이나 문화인들이 들어와 활력을 불어넣고, 그 자체로서 재활성화되는 지역들도 있다. 하지만 입지가 양호하지 못한 지역에서 이러한 활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방의 노후 주거 밀집지에는 대부분 일자리, 교육, 문화, 의료 등의 서비스들이 턱없이 부족하며, 젊은 세대의 유입을 기대하기도, 젊은 세대의 유출을 막을 방법도 없다.

또한 빈집은 도심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깨진 유리창 효과처럼 빈집 하나를 방치할수록 그 여파가 주변으로 계속 확장되며 가속화 된다. 화재와 방화사고, 범죄 및 붕괴사고 등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계속하여 발생하면서 도심 전체 분위기가 침체되고, 결국 빈집은 더욱더 늘어난다.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 반복된다.

사람이 사는 집은 생명력이 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마을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그렇기에 공공(公共)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현재로서는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하여 강제할 방안이 없기 때문에 개선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公共)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빈집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공공리모델링, 자율주택정비사업 등의 소규모 정비사업 방식을 통해 기존 빈집주택을 개량하여 청년·고령자로 구성된 1~2인 가구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거나 LH의 빈집과 주변 집주인들 간 합의체를 구성하여 주택을 건설하는 방법이다.

둘째. 빈집을 마을공원, 문화·예술 공간, 주차장 등의 생활SOC시설로 조성하는 것으로 마을 공동체가 형성된 기존 원도심의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다. 특히 문화·예술·창업공간의 조성은 젊은 세대를 유입시키고 새로운 공동체 융합으로 이어져 그 시너지가 배가 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LH 빈집매입사업을 통해 매입된 인천의 빈집은 지자체와 MOU를 체결하고 청년창업공간으로 리모델링 후 활용 예정이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지난 6월 대전시와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서 대덕구와 빈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빈집데이터 공유를 통한 사업 발굴 및 시행, 지역 맞춤형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 개발 및 공·폐가 재고 활용방향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빈집정비사업은 소유자의 매도 의사가 선행되어야하기 때문에 공공이 사업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제도상 한계에 봉착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빈집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빈집의 효과적인 정비를 위하여 빈집 실태조사에 따라 빈집으로 조사된 주택 등에 대해서 집주인의 관리의무 조항을 신설하고, 빈집정비사업 시행 시 공공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는 수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마련되고 있다. 또한 정책 지원과 더불어 공공 부문이 나서서 빈집 매수, 활용이 용이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더 많은 주체를 참여시킨다면 다양한 지역맞춤형 사업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빈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공공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제도가 정비되고 적극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된다면 도시의 빈집이 더 이상 골칫거리가 아닌 도시 재활성화를 위한 희망의 씨앗으로 활용되어 민들레 홑씨처럼 주변에 활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화묵 LH대전충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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