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커피숍·치킨집 창업 여건, 서울·인천보다 악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노력 속에 충청권 기업 경기가 개선세로 돌아섰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멈출지 모르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에 내수경기 침체 여파로 소상공인의 창업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화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최근 내놓은 10월 업황 전망 중소기업건강도 지수(SBHI)는 67.2로 나타났다. 이는 9월 지수보다 4.5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으로 경기 기대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는 게 중기중앙회의 분석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내놓은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제조업의 경우 대전은 지난 8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61을 기록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 창업기상도(7개 광역시)를 보면 대전 지역 자영업 창업 여건 전망치가 대부분 `나쁨` 수준을 맴돌고 있다.

치킨업종의 경우 인천·부산·대구·울산·광주와 함께 `나쁨`을 기록했다. 대전은 100점 만점에 52점으로 51-60점 수준 `나쁨`에 해당한다. 이는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인천·울산·대구가 54점, 광주·부산이 53점 등으로 창업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쁨은 지역·업종의 성장률과 이용 비중, 운영 기간 등이 하위 수준으로, 창업하기에는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대전 중구 창업기상도는 49점으로 `매우 나쁨`으로 조사됐다. 지역·업종의 성장률, 이용비중, 운영기간 등이 최하위 수준으로 창업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유성구·서구·동구·대덕구 역시 `나쁨`으로 나타나 창업하기엔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업종 역시 대전은 `나쁨` 수준인 55점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중구·대덕구가 `매우 나쁨`, 유성구·서구·동구가 `나쁨` 수준을 보였다. 커피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구·대덕구가 `나쁨`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 추이를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충격파가 여전하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자 등의 매출을 종합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39주차(9월 21-27일) 대전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을 1로 볼 때 0.91에 그쳤다.

동구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가게 문을 연 10년 동안 올해가 제일 힘든 것 같다"며 "정부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나서 반짝 매출이 늘었지만, 긴 장마에 코로나 재확산 까지 겹쳐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해당 업종들은 경쟁이 치열하고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지 않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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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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