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이 어제부터 수도권 등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들어갔다. 당장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은 2주간 영업이 중단되고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의 대면 모임도 금지됐다. 초·중·고교도 등교 인원을 줄이고 프로스포츠 경기도 관중 없이 치러진다. 당장 일상생활의 불편은 물론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게 되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심각하다. 신규 확진자는 최근 3일 연속 300명을 넘어서며 어제는 397명에 달했다. 지난 14일부터 열흘째 세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이 기간에만 2629명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841명, 광화문집회 확진자 136명에 달한다. 이 두 감염 고리는 n차 감염을 유발하면서 학원, 교회, 카페, 공공청사 등 지역과 장소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인 확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 1차 유행 당시 신천지를 매개로 대구와 경북에 집중됐던 것 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도권에 몰렸던 신규 확진자가 광화문집회 등을 고리로 전국으로 퍼지면서 안전지대가 없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확산 추세나 양상으로 미뤄 2단계 조치로 충분한지 의문이 뒤따른다. 이미 대유행의 초입에 든 수도권만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규 확진자 분포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70% 이상이 몰려 있는 만큼 수도권 확산세를 진정시켜야 지방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2단계와는 달리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할 수 있다.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고·중위험시설 운영 중단, 학교 휴업 및 원격수업 전환 등으로 사회·경제적 충격파는 상당하다. 방역당국이 3단계 시행을 주저하는 이유도 이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심각하고 급박하다. 머뭇거리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우선 수도권만이라도 3단계로 격상하라는 경고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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