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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택트(Untact) 시대, 도서관의 일상

2020-08-18기사 편집 2020-08-18 0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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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혜정 한밭도서관장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느라 외부활동을 중단했던 시간은 생각처럼 쉽게 끝나지 않는다. 최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게다가 비슷한 상황이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지역에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2월 대전지역 공공도서관들도 일제히 휴관을 결정했다. 닫힌 도서관 문 앞에서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직원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시 개관할 날을 기다렸다.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멈췄고, 열람실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멈췄으며, 독서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러 오는 발소리가 멈췄다. 멈춰버린 일상 앞에서 우리가 당연히 누려왔던 많은 것들은 되찾고 싶은 간절함이 됐다.

휴관이 길어지면서 도서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먼저 비대면 도서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도서관에 온라인으로 대출 신청을 하고 예약한 시간에 방문해서 신청 도서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직원들이 책을 찾아 소독하고 대출 처리 후 개별 포장해서 전달하기까지 몇 배의 노력이 들지만 도서관을 잊지 않고 이용해주는 시민들의 마음이 고마웠다. 또 다른 변화는 온라인 서비스의 증가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이용자들은 전자책을 더 많이 이용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전시회는 온라인전시 방식으로 준비해서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했고, 어린이자료실에서는 온라인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각종 문화강좌들도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강좌를 재개하고 있다.

최근 공공도서관은 단계적 개방을 하고 있다. 독서문화프로그램들도 비대면 방식과 거리두기 방식을 적용한 좌석제를 혼용해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일상과 방역이 생활화되고,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진행될 것이다. 사회시스템과 도서관의 디지털화가 구축돼 있었기에 코로나 위기에도 무난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의 삶은 결코 전과 같아질 수 없기에 앞으로 더욱 창의적이고 개인 맞춤화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상의 일상이 동시에 멈춘 사상 초유의 경험은 일상의 모습을 여러모로 바꿔 놓았다. 개인의 위생관리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예측되는 시점에서 도서관의 사회적 책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택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많아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해답이 도서관에 있다. 미뤄뒀던 독서, 책 읽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가 바로 지금이며 다음 도약을 위한 자기계발에 투자하기 위한 좋은 장소가 도서관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서관도 시민의 위생과 건강을 고려하면서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강화해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도서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잃지 않도록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단절이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일 뿐이다.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 소통하면서 사는 존재이지 단절된 채로 살아갈 수 없다.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과 자료 속 세상에는 결코 단절이 없다. 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인류의 지혜와 수준 높은 지식정보들을 만날 수 있다. 도서관과 독서 속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코로나 시대의 우울감과 무력증도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김혜정 한밭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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