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기록적인 폭우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아산시가 재난 대비를 위해 마련해 놓은 재난관리기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주택 침수, 공공시설 파손 등 상당한 피해를 입은 만큼 당장이라도 피해 복구 등의 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5일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아산의 누적 강수량은 배방읍이 최고 273㎜를 기록했고 평균 누적 강수량은 153.8㎜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집중호우로 인해 아산은 지하차도 침수 6개소, 도로유실 28개소, 제방붕괴 11개소, 산사태 20개소(15ha) 등이 발생했다. 또한 주택침수 632가구, 상가침수 162동, 농작물 5370농가(3371ha), 차량침수 95대. 기타 130개소(도로침수, 축대붕괴, 배수로 막힘 등) 등의 막대한 피해는 물론 214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은 만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산시가 재난 대비를 위해 쌓아둔 재난관리기금은 바닥수준이다.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예방 및 재난 발생 시 구호와 복구를 위해 적립해 두는 의무 자금이다.

현재 시가 사용할 수 있는 재난관리기금은 15억 원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입은 피해 복구에 사용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의무예치금(49억 원)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사태로 66억 6000여만 원의 예산이 이미 투입된데다 사전재해예방사업으로 15억 원이 지출될 예정이어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금이 지금으로서는 충분치 않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더욱이 추가적인 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재난관리기금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기금이 부족한 상황인데 앞으로 추가 비 피해에 따른 더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해서 기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가중 될 수 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향후 재난 대비를 위해 모아둔 기금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자칫 곳간에 돈이 부족하다 보니 피해 복구에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질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시 관계자는 "현재 모아둔 재난관리기금으로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추후 예비비를 확보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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