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 '은골로 가는 길' 1-2권 펴내

정장화 작가
정장화 작가
"저에게 은골로 가는 길은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이고 황혼에 찾아가는 유년의 꿈입니다."

은퇴 후 취미로 글을 쓰는 데서 벗어나 전문적으로 글쓰기에 도전해 70대 중반 인생 황혼기에 첫 장편소설을 출간한 정장화(75·사진) 작가가 화제다.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63세의 나이로 당선된 정 작가는 10여 년 만에 `은골로 가는 길` 1-2권을 펴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개발 시기 국내와 중동을 오가며 산업현장에서 정년을 앞두기까지 그 꿈을 실현하기 쉽지 않았다.

정 작가는 "항상 가슴속에 쓰고 싶은 게 있었다. 농경사회의 마지막 세대이자 기록자로서 조상들이 뿌리를 내렸고 제가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내고 산업사회 초기에 건설인으로 평생을 보낸 뒤 인생의 황혼기에 되돌아온 고향 은골(공주 유구면 녹천리)을 모티브로 당시의 시대상을 글로써 담고 싶었다"며 "정년을 앞두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몰입했고, 오랜 준비기간 끝에 마침내 인생의 첫 작품인 `은골로 가는 길` 1-2권을 탈고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산업역군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정 작가의 일생을 중심으로 고향인 은골을 떠나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을 다루며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됐지만 그 결실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됐던 사람들의 강퍅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특히 소설은 작가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겪은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의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는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내고 산업사회로 들어가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과정을 그렸다"며 "고속도로를 닦고 발전소를 지으며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제가 대표자가 될 순 없지만 그 시대를 경험하고 지나온 삶을 진솔하게 썼다"고 밝혔다.

그는 80세가 되기 전까지 `은골로 가는 길`을 완성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집필 작업에 모든 정열을 쏟을 예정이다.

정 작가는 "책을 내놓은 시점에서 이제는 앞만 바라보며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 주어진 삶이 끝날 때까지 은골로 가는 길을 완성하는 것이 제가 가야 할 길이며 인생의 목표다"며 "소설을 통해 사회 전체가 가난을 탈출하고자 내달렸던 당시 시대상과 제가 살아온 삶을 유추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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