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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대한민국해군 'Vision 2045'의 성공을 기원하며

2020-07-28기사 편집 2020-07-28 07: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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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우리 해군은 창설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45년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선진해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Vision 2045'를 수립해 성공적 실현을 위한 대항해 중이다. 이 비전에는 '임무·전투 중심의 해군력, 효율적인 해군력·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해군력 건설'이라는 미래 해군력 건설방향과 '근무하고 싶고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선진 해군문화 조성'이라는 유·무형의 전력 발전방향이 담겨있다.

이번 비전의 중요성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부언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뷰카(VUCA)화' 즉, 더욱 변덕스러워지고(Volatile), 불확실해지고(Uncertain), 복잡해지고(Complex), 모호해지고(Ambiguous) 있다. 이러한 세상에선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지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Vision 2045는 우리 해군이 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밝혀주는 북극성이다. 한편,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캐나다 소설가 윌리암 깁슨의 말처럼, 강력한 증기기관을 바탕으로 영국에서 촉발된 제1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이미 와있었지만 널리 퍼지지 않았던 당시의 미래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우리는 일제강점기 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역시 이미 와있지만 널리 퍼지지 않은 지금의 미래에 지혜롭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Vision 2045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 비전의 성공적인 실현을 염원하며, 이를 위한 두 가지 제언을 한다.

우선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함정의 획득관련 법규·절차 등을 혁신적이고 파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소요제기부터 전력화까지 15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는 함정의 획득에 있어서 상존하는 기술의 진부화(Obsolescence) 문제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훨씬 악화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에서는 '신속시범획득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고 국방부 국방혁신단 중심으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함정 획득절차를 현재처럼 '소요제기-설계·건조-시험평가-운용'의 순차적 방식으로 생각하고 해결방안을 찾는다면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스웨던 사브의 그레펜 전투기와 미국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등의 개발과 제조에 사용한 '애자일(Agile) 방식'으로 과감하게 전환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다. 즉, 구매 당시의 성능 그대로 제품을 폐기 또는 특정 시점에서 성능 개량할 때까지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양을 만족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처럼 제품의 성능을 꾸준히 향상시키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형태로 설계·제조하는 애자일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인 '포노 사피엔스'가 주도하는 새로운 문명이 녹아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기고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며 두 개의 정체성을 오가는 데 익숙한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이들 Z세대가 자긍심을 갖고 신명나게 향유할 수 있는 선진 해군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게임이 일상화된 이들에게 최적화된 교육·훈련 환경과 교재 등이 마련돼야 한다.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 최상이 아니라, 매번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병법'이라고 손자병법에서 이르듯이, 우리 해군과 함정이 전장에 현시(Presence)하는 것만으로도 적을 굴복시킬 수 있도록 선진해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대항해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길 염원하며, 전 국민의 절대적인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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