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어제 `서대전역 KTX 증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후 이런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청와대, 국회의장,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전시의회가 이처럼 `서대전역 KTX` 문제를 이슈화한 것은 맥을 잘 짚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대전역 활성화 과제와 KTX 운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더 엄밀한 의미에서는 KTX가 서대전역 기능을 포섭하는 구조이어서다.

`서대전역`과 `KTX` 개념 간에 간극이 벌어져 있는 현실은 난제다. 그 시발은 지난 2015년 개통된 호남신선 KTX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까지 서대전역은 한 세기 이상 호남의 관문으로 이용객들에게 봉사해왔다. 이 아성은 호남신선 KTX 등장으로 급격히 흔들렸고 그 결과, 지금 서대전역 일대는 상권침체와 이용객 감소로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TX 편수도 뜸하다. 서대전역 착·발 KTX 4편에다 광주 송정역까지 오전 오후 왕복 2편씩 배당되는 게 고작이다. 서대전역과 KTX 운행과는 `불편한 동거` 로 규정될 만하다.

이대로 방관하면 서대전역 입지는 좁아진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도록 뒷짐지고 있어선 안될 일이다. 때마침 대전시의회가 KTX 증편 문제에 대해 공론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당장 무슨 수를 내는 것은 녹록지 않겠지만 결의안이 제시한 대로 서대전역 KTX 증편은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서대전역 KTX는 호남신선과 비교했을 때 절대 약자다. 정책적 지원을 고민하는 게 마땅한 이유고, KTX 증편 문제는 실효적인 카드로 이해된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게 시장의 법칙이라지만, 역으로 공급이 수요가 자극시킬 수도 있는 노릇이다. 서대전역의 경우 KTX 운행을 늘리고 가격 경쟁 요소 등을 가미하면 소비자인 이용객들은 반응할 것으로 본다.

코레일의 전향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서대전역은 KTX 운행 수익 충족을 위한 단순 전제 개념으로 보는 것은 근시안적 사고다. 서대전역은 호남선 직선화, 충청권광역철도, 도시철도 2호선 등 이용객 수요의 복합 거점역이다. 단기 영업수익 논리에 매몰되면 장차 큰 잠재시장을 잃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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