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작가
박희숙 작가
요즘 여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택배 아저씨라는 말이 있다. 특히 비대면 시대를 맞아 굳이 마트나 백화점에 직접 가지 않아도 클릭 한 번이면 집 앞까지 빠르게 배송해주는 택배 시스템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택배와 같이 배송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원하는 상품이 먼 거리에 있는 경우 직접 물건을 사러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우편배달 서비스로 오래 걸리는 것이 흠이지만 직접 가지 않아도 물건을 받을 수 있어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편리함에 매료돼 애용했다.

오토 딕스의 작품 `사업가 막스 로즈베르크`를 보면 초창기 우편배달 서비스가 얼마나 발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림에서 양복을 단정하게 입은 로즈베르크가 한 손으로 우편배달 서비스 사업주를 상징하는 우편 주문 카탈로그를 들고 책상 앞에 서서 옆을 응시하고 있다. 로즈베르크는 토목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우편 주문 서비스를 이용해 중고 기계를 팔아 큰 돈을 벌었다. 그림에서 짧게 깎은 머리와 잘 다듬어진 콧수염 그리고 단추가 다 채워진 양복에 단정하게 매여진 타이는 성공한 사업가라는 것을 의미한다.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시계는 업무 시간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시계 아래에 걸려 있는 달력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벽에 시계와 달력밖에 걸려 있지 않은 것은 로즈베르크기 검소한 성격이라는 것도 암시하고 있다. 책상 위의 전화기와 잉크병은 그가 유능한 사업가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카탈로그를 들고 있는 경직된 자세와 표정은 냉혹한 그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은 딕스의 다른 초상화와 달리 인물을 냉혹하게 비판하지 않았다. 딕스는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초상화를 제작하면서도 사업에 대해 헌신하고 있는 로브베르크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고자 했다.

작품에서 사업주인 로즈베르크와 달리 현실적으로 자본이 없는 택배 아저씨는 부를 축적하기 보다는 저임금과 고노동으로 최일선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있다. 이러한 택배 아저씨에게 필요한 것은 존경과 배려다. 택배 아저씨를 사랑만 하지 말고 더운 여름 마스크를 쓰고 고생하시는 그분들을 위해 문 앞에 시원한 음료수라도 놓아드리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다. 박희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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