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김영삼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는 줄었지만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연일 고강도 조치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 경제는 큰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어 침체된 가계와 시장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라 소상공인들과 지역 유통업계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을씨년스럽던 거리에 활기가 찾아오는 모습은 코로나19로 무너져가던 시장이 조금은 살아나는 느낌을 줘 다행이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유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무급 휴직에 내몰린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통해 작금의 현실을 슬기롭게 이겨낼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중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의미를 찾아본다. 로마 귀족은 전쟁이 일어나면 솔선수범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스스로 전장에 나섰으며, 평소 그들이 보여준 공공의식과 솔선수범, 검소한 삶과 정신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로마의 찬란한 문명을 꽃 피울 수 있는 근간을 이뤘다고 이야기한다.

그중에서 첫째는 관용정신이다. 둘째는 계급의 유동성이 있었다. 셋째는 서로 협동했고 국익을 최우선했다. 넷째는 지도자계급이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가지고 철저하게 실천했다.

위기 극복 역사에 이들의 정신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다음은 백년전쟁 이야기다. 프랑스의 왕위 계승 문제가 발단이 돼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자존심을 건 전쟁이었다.

14세기 경에는 영국이 프랑스 영토의 3분의 1을 지배하고 있었고 이런 영국을 내쫓으려는 프랑스는 1347년에서 1453년까지 백년이나 싸워 백년전쟁이라고 불린다.

1345년 영국의 에드워드 3세가 프랑스 노르망디에 상륙해 진격하려다 칼레란 곳에서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수없는 공방을 벌이게 된다. 이 전쟁에서 11개월간 치열한 전쟁으로 전략도 전술도 모두 한계에 부딪쳐 엉망이 돼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칼레 시민은 마지막 사력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칼레의 완강한 저항에 분노한 에드워드 3세는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승복하게 만들려 했지만 생각을 바꿔 칼레 시민에게 한 가지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 칼레의 지체 높은 시민 6명이 맨발에 속옷만 걸치고 목에 밧줄을 감은 채 성 밖으로 걸어 나와 성문 열쇠를 바치라는 치욕스런 요구였다.

그렇지 않으면 칼레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칼레 시민들도 봉쇄된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항복하기로 했다. 그러나 항복의 요구조건을 누가 실행할 것인가. 누가 이 치욕을 감수하고 목숨까지 내놓을 것인가.

지체 높은 시민 6명을 교수형 시키는 대신 나머지 시민들의 목숨은 살려주겠다는 조건으로 인해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한 사람이 천천히 일어나 `내가 그 6명 중 하나가 되겠소. 칼레 시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라고 했다.

칼레 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피에르였다. 그러자 뒤이어 시장인 장데르가 나섰고 이어 부자 상인 피에르 드 위상이 나섰다. 게다가 드 위상의 아들마저 아버지의 위대한 정신을 따르겠다며 나섰다.

그리고 귀족 계급에 속한 3명이 동참했다. 영국 왕은 그들의 처형을 명했다. 그러나 임신 중이었던 영국 왕비가 왕에게 장차 태어날 아기를 생각해 그들을 사면해달라고 설득했고, 왕은 왕비의 요청을 받아들여 6인의 시민을 살려줬다.

6인의 용기와 희생정신이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 됐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행할 수 있는 선행을 정해 각자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귀족들처럼 거창하거나 대단하지 않더라도 각자의 양심에 맞는 소박하지만 내 주변의 이웃들과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생활 속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동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지역 옷가게·식당 등을 이용하는 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 경기를 먼저 돌봐주는 작지만 알찬 실천을 통해 우리는 국가적 위기도 분명히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영삼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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