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작가
박희숙 작가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전염병은 자유롭게 생활하던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을 위협하고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현재 의사들은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염병 방지를 위해 의사들은 평소 진료를 할 때 입던 의사 가운 대신 입는 순간 숨이 턱턱 막히는 방역복을 입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감염의 공포 일선에서 땀 흘리며 싸우고 있다.

의사가 흰색의 가운을 입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로 그 이전에는 외출용 옷을 입고 진료를 했다. 의사들이 오염물질이 눈에 잘 띄고 세탁을 자주해야 해서 결과론적으로는 세균 전파를 막아 주는 역할까지 했던 현재의 흰색 가운을 입게 되는데 큰 계기가 됐던 그림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 토마스 에이킨스(1844-1916)의 대표작 `그로스 병원`으로 그로스 박사가 환자를 수술하면서 흰색의 가운이 아닌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로스 박사는 1875년 당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고 있는 저명한 외과 해부학자로 작품에서 골수염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코트를 입은 모습은 당시 수술실 의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 수술실 환경이 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비난이 빗발쳤고 의사들이 외출복 대신 흰색의 가운을 입게 되는 계기가 됐다.

후에 그로스 박사가 작품을 구매해 남북 전쟁 중 군 병원에서 상의용사들의 부상 치료와 관련된 전시회에 소개하면서 19세기 미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100년 전 미국 의학계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역사적인 기록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의사의 흰색의 가운은 환자가 돌연사의 원인으로 지목돼 입은 것처럼 방역복 역시 의사에게 감염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있지만 일반 환자들에게 혹시나 있을 감염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 전염병 때문에 더운 여름 날씨에도 방역복으로 입고 전염병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의 노고에 국민들은 감사한 마음이다. 박희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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