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혁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사진 = 충남대 제공
현재혁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사진 = 충남대 제공
1980년 2월 9일, 고(故) 권영주 중위는 동계 사격 훈련을 마친 뒤 부대로 복귀중이었다. 전차는 좁은 교량을 건너다 강으로 추락했고 전차 내부는 불이 붙기 시작했다. 고 권 중위는 부상을 입은 병사 4명의 목숨을 살리고자 먼저 전차 밖으로 내보냈고, 전차 속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그는 충남대 정밀기계공학과를 졸업 후 학군 17기로 임관, 육군 3군단 전차대대 소대장 임무를 수행하던 중 향년 25세에 산화했다.

올해 고 권 중위는 순국 40주기를 맞이했다. 충남대는 1990년 고 권 중위의 추모 동상을 교내 건립 후 매년 추모식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고 권 중위의 희생정신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고 권 중위의 학군사관 후보생(ROTC) 동기인 현재혁 충남대 교수가 발전기금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현 교수는 순국 40주기 추모식을 앞둔 지난달 말, 학군사관 후보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발전기금 600만 원을 기부했다.

현 교수는 성균관대를 졸업했지만 학군사관 후보생 17기로 임관해 고 권 중위와는 동기다. 또 1993년부터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고 권 중위는 1979년 대학 졸업 후 바로 임관했고, 이듬해인 1980년 순직했기 때문에 ROTC 동기라는 인연 외 두 사람이 직접 만난 적은 없다. 그러나 현 교수는 충남대 재직 후 고 권 중위의 추모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현 교수는 고 권 중위 순국 40주기를 맞이해 살신성인의 정신을 되살리는 한편, 충남대 ROTC가 자긍심을 갖고 호국간성(護國干城)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발전기금 기부를 결심했다.

그동안 그는 2018년 환경공학과 30주년을 맞아 발전기금 20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총 3000여만 원을 기부해왔으며 현재 폐암과 싸우며 명예퇴직을 준비하는 중에도 발전기금을 기부해 감동을 더하고 있다.

현 교수는 "ROTC 동기인 고 권 중위를 만나거나 직접적인 인연을 맺지는 않았지만 권 중위의 모교인 충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며 "충남대 ROTC 후배들이 고 권 중위 정신을 계승하고 당당한 호국간성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발전기금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는 오는 5일 학군단 연병장에서 40주기 추념행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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