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 운송수익 전년 대비 반 토막
만성 적자에 코로나까지, 공사채 추가 발행 고민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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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대전 지역 공기업에 불어닥치고 있다. 누적된 영업 적자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수익감소 까지 겹쳐 경영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일부는 수익 정상화가 더딜 것을 감안해 기업 운영 경비를 충당하는 채권인 `공사채 추가 발행`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한국철도 등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교통 관련 공기업이 경영 악화 된서리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철도는 지난 3월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수익 지표를 보면 심각한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철도의 3월 여객 운송 수익(물류 제외)은 1056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달(2762억 9000만 원)의 38.2% 수준에 그쳤다.

고속열차(KTX, KTX산천)의 경우 3월 운송 수익은 458억 2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에 머물렀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종전 하루 평균 92억 원의 매출이 현재는 5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하루에 40억 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계속되는 감염으로 올 연말까지도 상황이나 수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민들의 철도 이용이 줄어든 게 여객 운송 수익 감소의 주요인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공사채 추가 발행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철도는 매년 1조 5000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연말까지 운송 수익 등의 추이를 지켜보고 공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공기업인 대전도시철도공사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손실이 발생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하철 평균 이용객수가 7만 명 수준을 회복하며 코로나19 초기 쌓인 손실을 메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 공포가 커지면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도시철도 이용 기피로 이어졌다. 8만 2000명이던 2월 하루 평균 도시철도 이용객이 3월에는 5만 명까지 떨어지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지표상으로도 나타났다.

3월 첫째 주 도시철도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4만 명으로 곤두박질 쳐 코로나 이전(9-10만)대비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전도시철도 관계자는 "5월 들어 하루 평균 이용객이 7만 명을 넘어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견줘 70-75%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악화에도 원활한 공공서비스 지원 부담을 들쳐 멘 지역 공기업들은 마른 수건마저 쥐어짜야 하는 셈이다.

이에 철도시설 건설·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한국철도, SR 등으로부터 받는 철로 사용료를 연말까지 유예하는 등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올 1분기 두 기관으로부터 2195억 원의 사용료를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줄어든 매출을 감안해 800여 억 원을 연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철도는 1분기 사용료 1009억 원 중 303억 원을 연말에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공공서비스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 반영 외에도 구체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들이 정책 사업과 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부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정부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재무 지표 하락을 경영평가 시 감안해주고 상응하는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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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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