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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연극 속 말 말 말

2020-05-27 기사
편집 2020-05-27 07: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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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연극을 하다 보면 참 말이 많아진다. 연극을 만드는 작업의 특성이 그렇다. 작업 과정을 함께 이해해야 하고,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름에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의 이해를 위해 많은 대화가 오가는 작업이며, 때문에 새삼 한국어의 놀라운 표현력을 발견 할 때가 많다.

희곡작품 속 지문과 대사로만 표현 된 인물들의 생각과 표정, 몸짓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 배우와의 공통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A라는 배우가 한 가지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역할만 이해하는 것으로는 연극이 성립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함께 연극하는 배우 B의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지, 배우B가 맡은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인지, 두 역할 사이에서 왜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는지, 연습의 과정에서 함께 이해해야 한다.

같은 대사를 두고도 여러 의견이 나오게 된다. 사소한 어감의 차이부터 대사 속 담겨진 감정까지,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른 의견을 말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소심하고 순하게만 보이던 캐릭터가 해석하는 배우나 연출에 따라 도전적이고 과감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유명한 희곡작품들이 무대 위에 올라갈 때마다 기대하는 바가 이런 부분이다. 어떤 연출가를 만나는가,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가, 무대 위 장치를 어떻게 사용하는 가에 따라서 전혀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희곡 작품 속 동일한 대사와 지문을 가지고도 여러 가지 표현을 만들어 낸다.

말이 많아지면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말을 통해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던 타인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사람과 사람사이, 삶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연극이 만들어진다. 모두 말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연극 속의 말과 말. 그 사이의 묘한 관계를 표현하는 무대만 가질 수 있는 예술적 표현. 어쩌면 다양한 사람의 내면을 알아가는 과정의 매력이 연극에 녹아 있다. 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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