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방역당국이 어제 13일 고교 3학년생부터 예정돼 있던 등교수업을 1주일 연기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학부모들의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는데 따른 선제적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학생들의 학습권도 중요하고 등교수업이 가장 효과적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안전과 건강보다 우선순위에 놓일 수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정인 듯하다. 어렵사리 등교 일정을 잡고 등교 준비에 몰두했던 교육청과 학교, 학생들도 허탈하겠지만 1주일 간 온라인 수업에 전념하면서 인내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

앞서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오전에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는 등 곡절을 겪었다. 등교수업 찬반론이 팽팽한 상황에서 섣불리 등교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오후 회의에서 등교 연기를 결정한 것은 만에 하나라도 학교 감염만은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일 것이다. 교실은 단체 실내 생활하는 공간인 관계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아 학생 1명이 감염되면 학교 전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교 감염이 현실화는 단지 등교수업 중단만을 뜻하지 않는다. 학생 간 학습격차는 물론 학교 간 형평성 논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 학생에 대한 혐오와 따돌림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안 그래도 학교 내 왕따 현상이 심심찮게 목도되는 현실이 아닌가. 게다가 활동력이 큰 학생들인지라 무증상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럴 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특정 학교, 특정 교실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감염과 결부된 문제이기에 보수적인 접근이 타당해 보이는 이유다.

이태원 클럽 사태로 각급 학교의 등교가 1주일 씩 늦춰졌지만 이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그런 만큼 1주일이라는 시간에 얽매이기 보다는 차분하게 학교 방역 등 등교수업 준비에 임했으면 한다. 교육당국은 늦춰진 1주일 간 기존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법정 수업일수 감축이나 학사일정 조정 등을 검토해 학생과 학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대학 입시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크다. 이에 대한 후속 절차와 조치도 제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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