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진 숟가락반상 마실 대표가 지역 외식업체들과 의기 투합해 지역의 취약계층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박노진 숟가락반상 마실 대표가 지역 외식업체들과 의기 투합해 지역의 취약계층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빈궁환난 친척상구`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빈궁이나 환난에는 친척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은 친척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웃들이 구원의 1차적 안정망이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 겪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더 힘든 이웃을 위해 기꺼이 의기투합한 이들이 있다. `해피데이 에브리데이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 천안지역 외식업체들이다.

캠페인의 단초는 천안시 쌍용동의 한식 맛집인 숟가락반상 마실의 박노진(56) 대표가 놓았다. 박 대표는 지난달 21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캠페인을 제안했다. "족발집 사장님이라면 족발을, 갈비탕집은 갈비탕을, 도시락집은 도시락을, 중국집은 짜장면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전달하자"는 박 대표의 글에 동참을 표한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단법인 천안시민사회네트워크와 사단법인 평생학습공동체 오만도 공동 주관으로 나서 진행을 도왔다.

이달부터 월요일 장군꼬들살(김치치개), 화요일 화산식당(갈비탕), 수요일 장딴지족발(족발), 목요일 맛있는 짬뽕작전(짬뽕밥), 금요일 바닷가에서(매생이굴갈비탕)가 매일 10인분 메뉴를 만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필요한 먹을 거리를 제때 제공 못 받는 저소득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마실과 (주)즐거운밥상은 도시락, 맬버른커피하우스는 빵과 커피를 함께 제공한다. 배달에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어 개인시간이 많아진 시민들이 봉사자로 나섰다.

박노진 대표는 "4월 한달간 `해피데이 에브리데이 릴레이`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마실을 비롯해 참여 외식업체 모두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해 문을 열어도 적자인 상태지만 이런 때일수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한발 먼저 실천해 보자는 마음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7년부터 마실에서 매달 하루 수익금을 지역의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해피데이 행사`로 착한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해피데이로 기부한 단체만 60~70여 곳, 기부금은 2억여 원에 달한다.

`공부하는 식당만이 살아남는다`는 책도 펴낸 박 대표는 "외식업에도 코로나19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가성비 높은 메뉴 개발 등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반드시 지금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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