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보이스 팩토리 아우라 단장
김혜원 보이스 팩토리 아우라 단장
지난달 칼럼을 쓰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을 봄의 전령으로부터 전해오는 봄꽃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지고 이겨 내자고 하였다.

그때만 해도 3월 중순정도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는 어린새싹들이 하나둘 열을 맞추어 햇병아리처럼 종종 걸음을 하며 평생 처음 들어와 보는 학교 강당에서 입학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 공연 예술계도 활발하게 봄 기지개를 켜면서 다양하고 풍성한 연주와 공연들을 준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억눌렸던 문화적 갈증을 풀어 주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코로나19라는 얄미운 바이러스가 우리의 기대와 희망을 무참히도 무너뜨리고 말았다.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을 우려하여 사람이 여럿이 모이는 곳이면 두려움과 염려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무엇인가를 함께하는 문화는 경계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하고 공동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그러한 장을 마련하며 함께 소통하고 나누며 살아가게 되어있는데 말이다. 아마도 문화예술계에 불어 닥친 이런 한파는 전무후무 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문화, 예술, 스포츠 행사들이 올 스톱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노래하고, 그림을 그리고, 삶 속의 문화를 지켜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간은 어려움에 처할수록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질긴 생명력이 있다. 오프라인 공연과 음악 행사가 사라지는 가운데, 사회적 연대의 의미를 일깨우는 새로운 패턴의 온라인 중심 공연, 음악 제작 방식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최전선은 발코니다. 세계에서 전문적으로 연주활동을 하였던 음악가들이 극장이나 콘서트홀에 갈 수는 없어도 발코니를 무대 삼아 사람들은 안부를 전하고 연대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유럽과 남미 등으로 퍼져간 `발코니의 아리아`들은 코로나19 시대를 비춰주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 역시 지난 16일 트위터에 코로나 관련 의료진들을 위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3번 사라반드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평상복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흰 가운을 입은(의료진) 사람들과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이 땅의 모든 수호천사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사랑과 협력으로 함께 나아가자"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연주하는 구노의 `아베 마리아`를 연주 한다. 이러한 재난 속에 의료진들은 직접 환자를 돌보며 의료인으로써 사명을 다하고 인류에 기여를 하고 있듯이, 예술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인류를 위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멜로디를 선사하므로 써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동참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끝이 있기에 시작이 아름답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봄이 오면 언제나 새싹이 트는 것처럼 우리도 이 상처를 딛고 이겨낼 것이다. 시간이 흘러서 모든 게 치유되고, 우리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였던 지금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자연스레 대화하고, 공연장에서 감동을 받은 만큼 마음껏 박수치고, 환호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지고 아름다운가를 느끼며 살아갈 날들을 기대하여 본다.

김혜원 보이스 팩토리 아우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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