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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차별과 다양성 사이 신음하는 영국사회 민낯

2020-03-25기사 편집 2020-03-25 14: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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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다다서재/ 476쪽/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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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방도시의 공영주택지가 모여 있는 동네. 겉으로 보기엔 그냥 '가난한 동네'지만 실은 공영주택에 거주하는 사람과 공영주택을 구입한 사람, 구입한 공영주택을 최신 유행에 맞게 리모델링한 사람이 섞여 살고 있다. 그 동네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에도 무상 급식 대상자와 중산층, 이민자와 원주민, 백인과 유색인종이 섞여 있다.

영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저자가 계층 격차와 다문화 문제로 신음하는 영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생생한 현실을 기록한 책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가 출간됐다. 전작 '아이들의 계급 투쟁'으로 긴축 시대 영국 무료 탁아소의 이야기를 전했던 브래디 미카코가 이번에는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겪는 복잡미묘한 사건을 관찰하며 다양성과 차별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풀어낸다.

"학교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는 항상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격차가 확대되는 걸 방치하는 장소에서는 무언가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어둡고 경직되어서 새롭거나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그것은 이미 쇠퇴하기 시작한 증거라고 생각한다"-본문 중

차별은 복잡해졌고 폭력은 다양해졌으며 계급은 단단해졌다. 저자는 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동양계 이민자의 눈으로 영국사회의 이면을 다룬다.

이야기는 명문 가톨릭 초등학교에 통학하던 저자의 아들이 돌연 동네 중학교 입학을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공립학교 랭킹 최하위, 밑바닥 동네의 밑바닥 중학교'라 불리던 동네 중학교는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혼란스러운 세계다. 저자는 학생 대다수가 백인인 학교에서 몸집이 작은 동양계 아이가 인종차별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부모의 걱정과 달리 아이는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옐로에 화이트인" 아이는 인종차별, 빈부 격차, 이민자 혐오, 성소수자 문제 등 복잡한 갈등이 뒤엉킨 그곳에서 인종도 국적도 계층도 다른 친구들과 부딪히고 싸우고 고민하며 성장해간다.

복지국가의 이상이 무너지고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의 난제로 신음하는 영국사회는 한국사회의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른다. 공영주택지에서, 풀사이드 저쪽에서, 교실 뒷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 사회의 위험성을 저자는 엄중히 경고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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