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충남 11개 지역구 및 천안시장 재보궐선거 출마 예비후보 등 12명이 어제 천안 충남도당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발전 5대 공약을 제시했다고 한다.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각자도생을 방불케 할 것이고 한 곳에서 회합하는 기회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제처럼 언론을 빌려 메시지를 발신하는 일은 긍정적이다. 특히 12명이 공유한 충남도정에 기반한 공약의 뼈대는 유권자들 주목도를 일깨울 법한 소재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거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게 비쳐졌지만 12명의 집단 움직임이 주는 기대치를 감안할 때 공약 내용은 밀도, 창발성 등 요소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각 후보들에게 충남발전 5대 공약 내용은 지역구민은 물론 충남도민들을 이어주는 소통 채널이어야 하고 그런 가운데 교집합 영역이 커질수록 표심을 추동할 수 있게 된다. 어제 같은 경우가 그런 기회였는데 5개 공약은 아무래도 설익은 작업의 산물이라는 인상이 앞서는 감이 든다. 무엇보다 혁신도시 조성, 서해선 복선전철 서울 직결 등을 소개·나열에 그치고 있는 대목이 걸린다. 이들 사안이 도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필수적인 기반 시설 확충 사업인 것은 맞다. 그리고 일부는 현재 진행형인 것도 있고 일부는 방향성이 틀어진 것도 있다. 또 나머지는 구상단계에 있거나 오랜 기간 도정 현안 리스트에 단골메뉴로 올라있는 것들로 분류되는 현실이다. 사정이 이런데 이들 문제를 새삼 5대 공약이라 이름 붙이면서 충남도정에 업혀있는 형국이 연출된 측면을 부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충남 11개 선거구 총선을 뛰는 여당 후보집단이라면 충남도가 잘 하고 있거나 감당 가능한 영역에 발을 담그려 하는 것은 역동적이지 않다. 좀더 다듬어야 하는 이유이며, 유권자들은 충남 지역경제와 공동체 복지 제고 등과 관련한 새 영토 확장을 위한 비전과 전략 부분에 대해 적잖이 궁금해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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