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고사성어 견지망월(見指忘月)은 어리석은 사람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만 눈이 쏠려 정녕 보아야 할 본질은 못 본다는 뜻이다.

옛날 어느 불자가 고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고승이 스스로 글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자 아를 들은 불자는 크게 실망했다.

그러자 고승은 실망한 불자에게 진리와 문자는 무관하다고 했다.

고승은 `진리는 하늘의 달과 같고 문자는 우리의 손가락과 같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만, 손가락이 없으면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것과 같다.`고 불자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두 차례 연기됐던 유치원, 초중고 개학이 또 다시 4월로 연기됐다.

전국 모든 어린이집, 유·초·중·고, 특수학교의 2020학년도 1학기 개학일을 당초 23일에서 내달 6일로 2주간 추가 연기했다. 1·2차에 이은 3차 연기 결정으로 학교는 지난 2일부터 내달 5일까지 주말 포함 35일인 총 5주 간 휴업을 맞이하게 됐다.

학부모들의 대체적으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언제 멈출 줄 모르는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의 부담이 가중된다며 개학연기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감은 "상상을 초월하는 후유증과 교육대란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개학 연기방침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고3의 경우 내신 산출에 필요한 중간시험 실시의 불투명, 정상적인 수능이 치러질지, 이어 총선을 들먹이며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했다.

정부의 3차 개학연기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을 할 경우, 학교가 자칫 주요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에서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전문가들 또한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사회로 확산될 위험성이 높다고 의견을 내놨다.

정부의 손가락이 가리킨 달은 국민의 안전인데 왜 본질은 못 보고 손가락만 보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개학연기로 인한 학사일정 등의 후유증 보다 학생들의 안전과 사회의 안전이 우선 시 돼야 한다는 것을 못 보는 것인가.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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