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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마스크 대란으로 생각해 보는 자원안보

2020-03-17기사 편집 2020-03-17 07: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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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코로나19로 인한 전 지구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충격은 물론이고 인적 피해도 막대하다. 심지어 온 국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마스크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토록 흔하던 마스크가 전 국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나라들은 마스크를 수출 금지하고 비축하는 등 정부가 직접 나서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소위 '공적 마스크'를 국가가 직접 공급하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물자에 대한 극단적인 수요-공급 불균형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만일 에너지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가정과 상업용 전기 공급이 제한될 것이고, 다음으로 수송, 산업용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의 약 60%는 산업용, 17%는 가정 및 상업용이다.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계속 증가해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약 1.4배에 달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공급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의 94%가 수입되고 있는데, 2017년에는 에너지 수입에 약 120조원이 사용됐다. 수입되는 에너지는 거의 대부분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소위 지하자원이다. 결국 우리가 가정이나 산업현장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는 전기는 물론이고 항공기, 선박, 차량 등의 운송을 위한 대부분의 에너지가 다른 나라 땅속에 묻혀있는 지하자원으로부터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유로 갑작스럽게 다른 나라로부터의 에너지자원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마스크 대란을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자원에도 '안보'의 개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환경과 안전이 전 인류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공급을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등 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관련기술도 빠르게 발전됨에 따라 가격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어 재생에너지의 보급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풍력이나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은 바람이 불거나 태양 빛이 비출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전기가 생산될 때 이를 보관해 뒀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따라 에너지저장시스템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의 하나는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리튬이온배터리인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튬은 물론 코발트, 니켈 등의 광물자원이 필수적이다. 결국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배터리 관련 광물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역시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기술역량과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해외자원개발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된서리를 맞은 경험이 있다. 지금도 그 여파로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적극적 정책 도입과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자원은 국가유지를 위한 기본 동력이며 전략광물은 산업성장을 위한 비타민이다. 국민의 삶과 국가지속에 필수적인 자원을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안보 개념이 꼭 필요하다. 지금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원안보를 위한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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