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4·15 총선 비례대표 공천자 명단 및 순번을 보면 충청 출신 인사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각당 사정과 인재 풀 환경을 인정한다 해도 지역 인사들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나게 한다. 여야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양대 전선으로 삼아 총선을 치른다. 양쪽의 의석수 차등은 존재하지만 지역구 출마든 비례대표 출마든 지역 연고권자가 눈에 띌수록 유권자들의 정당투표 심리는 더 자극된다.

그런 현실을 감안할 때 여야 비례대표 공천 상황은 지역민들에게 다소간 아쉬움을 던져줄 만하다. 충청 연고권자는 돋보기라도 대고 찾아봐야 할 만큼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례연합정당에 파견할 비례대표 명단·순번을 확정한 민주당의 경우 지역 연고 인사로는 3번을 받은 이수진 민주당 최고위원 이름 정도가 확인된다. 적어도 당선권 내 순번 리스트 상으론 유일하지 않나 추정된다.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선을 그은 채 비례대표 공천자 명단을 확정한 정의당측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0위권에 든 인사중 충청권과 줄이 닿는 개인 이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소리를 듣는 미래한국당 상황은 현재로선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 비례대표 출마 신청자 명단에 10명 안팎의 충청 인사들 이름이 보이고는 있으나 이들 중에서 당선권 진입자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유력시되며, 일단의 대학교수들과 직능단체장 중에서도 기회를 얻는 이가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한 국민의당은 지역 대학 현직 교수가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어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21대 총선에서 충청 출신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확률은 미미해질 듯하다. 충청권은 인구수 대비 의석수 배분 면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 그래서 비례대표 부문에서 두각을 보여야 하는데 이렇게 `좁은문`이어서 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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