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몇 년전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와 기대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자율 주행자동차·사물인터넷·가상현실·빅데이터 등으로 전례 없이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한 세상이 금방 열릴 것처럼 떠들썩했다. 특히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천재기사 이세돌을 압도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만발하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사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다소 묻혔지만 결국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데는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이 선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와 결합해 전염병 발생이나 확산을 예측, 방역에 도움을 주고 질병 조기 진단을 통해 확산방지나 치료효과를 높이는 기술들이 활발히 개발 중이다. 실제 대면 활동과 다름없는 비대면(untact) 가상 기술들이 날로 발전하면서 서로 만나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또 요즘 품귀 대란을 겪고 있는 마스크도 바이러스를 튕기도록 해서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3D 프린터로 만드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어서 앞으로 이러한 기술들이 일반화되면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신기술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당장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나 조직 차원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기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원래 생태계의 보전을 위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래 기업 경영이나, 개인 활동, 국가 정책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중시되어 왔는데 그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의 근본이 되는 회복탄력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세상사가 언제나 마냥 순탄하고 순조로울 수는 없고 수많은 우여곡절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어려움을 겪을 때 하루빨리 이겨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탄력성, 빠른 회복을 넘어 새롭게 탄력을 받아 더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이야말로 지속가능성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데는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가 참고가 될 것 같다.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소개해 유명해진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막연한 낙관주의 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처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는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말한다. 한마디로 단기적으로 철저하게 대처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또 하나의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주장도 있다. 블랙스완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 또는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어떤 상상`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서양 고전에서 사용되던 말이었으나 유럽인들이 1697년 호주 대륙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한 후부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전이됐다. 월가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의 저서 `검은 백조`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두루 쓰이게 됐다. 이런 예상치 못한 위기에 조직이나 개인 등 모두 지금은 최선을 다해 조심 또 조심하면서도 지나간 이후를 대비해서 준비하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게 되면 이 어려운 시기를 빨리 이겨내고 바로 회복을 넘어 새롭게 도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