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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는 순간]세상의 수많은 '영서'에게

2020-03-11기사 편집 2020-03-11 13:56:36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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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희 지음/ 푸른책들/ 176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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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신 어린이청소년작가 '진 희'가 외로운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소년 소설 '너를 읽는 순간'을 출간했다.

제13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진희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호평 받았던 전작 '데이트하자!'에서 '행복'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 신간에서는 냉정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한 아이의 아픔과 외로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야기는 부모에게 버림받아 기댈 곳 없이 홀로 살아가는 중학생 소녀 '영서'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독자들은 주인공 '영서'를 스쳐 간 다섯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안타까운 사연들을 조금씩 알게 된다. 이들은 영서를 마주하며 연민, 동정, 죄책감 같은 감정을 느끼며 작은 손길을 내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알 수 없는 질투와 불화에 휩싸이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영서'가 처한 비극적 현실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려지지 않고 관찰자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다. 그래서 독자들은 영서의 상황을 단순히 감정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입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내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 다섯 인물 중 하나였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 되짚어 보며 작품은 더욱 생생하게 와 닿는다.

세 살 때부터 여러 친척들의 보살핌 속에 자란 진 희 작가는 "책 속의 '영서'는 또 다른 내 모습"이라고 고백한다.

진 희 작가는 "어린 시절 거두어준 친척들 덕분에 한파에 내동댕이 쳐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근원적인 외로움이란 어쩔 수 없었던지 아주 드물게 만났던 엄마를 늘 가슴 속에 품고서 살아왔다"면서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살아야 했을 아이에게는 뿌리가 되어주지 못한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도 컸다. 그런데 비록 함께 살지는 못했지만 엄마는 엄마의 방식으로 있는 힘을 다해 나를 지켜왔다는 사실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됐다"고 말한다.

소설 속에 세상의 수많은 '영서'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네 주변 사람들이 모질거나 냉정해서 너를 외면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처지와 사연과 애환이 있을거라고. 그러니 너무 많이 상처받지 말기를. 지레 좌절하고 포기해버리지 말기를.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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