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개강 2주 연기에, 비대면수업까지…충남대, 한남대 등 상권 침체 가속화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지역 대학이 개강을 연기하면서 대학 상점가의 `개강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9일 대전 유성구 궁동의 한 대학가가 한산하다. 사진 = 박우경 인턴기자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지역 대학이 개강을 연기하면서 대학 상점가의 `개강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9일 대전 유성구 궁동의 한 대학가가 한산하다. 사진 = 박우경 인턴기자
9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유성구 궁동. 따듯한 봄 날씨와는 달리 거리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여학생 1-2명만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평소라면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녔을 거리다.

점심 준비로 한창이었을 식당 대부분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불 꺼진 식당 문 앞에는 `코로나 여파로 잠정 휴업 합니다`, `코로나로 홀 영업을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적혀있었다. 골목 한 편에서 홀로 문 을 연 한 식당에 들어섰다.

업주 김영석(65)씨는 코로나 19에 따른 개강 연기로 학생들의 발걸음이 뜸해져 하루 평균 매출이 10만 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인건비라도 절감하고자 아내와 단둘이서 식당을 지키고 있다.

김씨는 "26년 동안 장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지난해는 신입생 환영회, MT 뒤풀이 예약 등으로 3-4팀을 받았지만, 올해는 단체 손님이 단 한 팀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주요 고객인 대학생들이 줄자 가게 운영도 버거워졌다. 한 달에 들어가는 고정 지출은 월세 80만 원, 가스비 24만 원, 전기세 25만-26만 원이다. 거기에 재료비, 통신비까지 합하면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김씨는 "코로나19 매출이 급감하면서 어머니, 아내까지 세 식구가 생활하기 부족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생활비를)꺼내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사를 안하면 이것마저도 못 버는데 어떡하겠나"라고 푸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강 연기로 대학가 상권의 `개강특수`가 사라졌다. 학기 중 매출로 방학 기간 저조한 매출을 메꿔왔지만, 감염 우려로 상권이 스산해지면서 손실을 메꿀 길도 사라졌기 때문이다.매출이 하루아침에 뚝 떨어지다 보니 업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없애고 있다.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손익점을 넘기지 못한 날이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찜닭 전문 프랜차이즈점을 운영 중인 업주 임세원(42)씨는 "중국 음식과 맛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우리 가게를 자주 방문하던 중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유학생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매출은 더 줄었다"며 "(학생들이) 동아리 소모임 같은 것도 많이 했었는데 개강이 연기되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야외활동보다 집을 택하고 있다. 감염 우려로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게 되면서 집에서 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날 대학가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 가기 꺼려진다"며 "번거롭더라도 식사는 보통 자취방에서 스스로 해 먹는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대학가 상점가도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고객들의 왕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잇따라 휴업을 결정했고, 문을 연 점포마저도 잠정 휴업을 택할지 고민 중이다. 대학가 상인들은 비수기 방학인 11-2월에 이어, 새학기 시즌인 3월까지 소비 침체가 이어지자 매출 감소를 보전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층짜리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사람이 많이 줄어 문을 닫을까도 했지만 학생들이 도서관도 닫아서 마땅히 갈 곳도 없는 것 같아 학생들만 보고 장사하고 있다"며 "월세만 300만 원이 나가는데 장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라고 털어놨다.

또 "정부에서 시행하는 `착한임대료` 취지는 좋지만 임대인의 마음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전년 대비 감소한 자영업자의 매출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주는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욱 기자·박우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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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지역 대학이 개강을 연기하면서 대학 상점가의 `개강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9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대학가가 한산하다. 사진 = 박우경 인턴기자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지역 대학이 개강을 연기하면서 대학 상점가의 `개강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9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대학가가 한산하다. 사진 = 박우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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