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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가장 아름다운 나라

2020-02-21기사 편집 2020-02-21 07: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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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주원 극단 백 개 무대 대표 (극작가·배우)
20여 년 전,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가 등장해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건 금세 사람들 사이에 덕담처럼 나누는 말이 되었고, 어떤 이들은 그 현상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를 부추기고도 남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건물주가 조물주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고,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라는 것이야말로 너무 구시대적인 관념이 되어버린 시대. 돈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것이 부끄러울 필요가 없는 세상.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진심은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그저 낯간지러워 진심을 숨기고 아닌 척, 진심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순진한 걸까. 단순히 돈의 가치를 부정하고 싶은 것만은 아니다. 겉보기엔 돈을 쫓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사실은 더 높은 가치의 어떤 것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은 더 강해졌다. 특히 얼마 전, 오스카시상식에서 한국영화가 4관왕을 하는 모습을 모두가 생중계로 찾아보고 열광하는 현상을 본 후로 더 그렇다. 물론 우리는 진작에 김연아에 열광했고, BTS에 열광해왔다. 백인 여성들이 주가 되었던 피겨 무대를 김연아가 휘어잡던 순간에 열광했고, BTS가 팝 무대를 한국어 가사로 휘어잡는 모습에 감격했다. 그렇게 우리의 문화가 세계 속으로 빠르게 퍼져가던 와중에, 이젠 한국어로 만들어진 영화 기생충이 미국인들의 잔칫날에 주인공을 하고 돌아오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는 분명 그런 일들에 무엇보다도 감격하고 열광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미리 점치고 계셨던 걸까. 우리는 겉으로는 '가장 부강한 나라'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 우리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개발에 밀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잃어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문화와 예술로 거듭 아름다워지고 있는 나라. 우리는 지금 문화강국에 살고 있다. 김주원 극단 백 개의 무대 대표 (극작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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