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30년 가까이 꾸준하게 시를 써 온 만큼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의미가 큽니다."

지난해 자신의 세 번째 시집인 `우술필담(雨述筆談)`으로 제12회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한 육근상 시인은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술필담을 통해 충청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내는데 주력했다. 특히 충청도 방언과 구어체 문장으로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을 그려냈다.

이에 문학상 심사위원단이 내놓은 평가는 `오장환의 시 정신을 환기하면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은 독특한 시적 성취를 이룬 시집`.

육 시인은 "문학은 표준어로 써야 된다는 경향이 있지만 각 지역에는 그곳만의 말이 살아있다"며 "표준어 대신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충청도 방언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수도가 서울이 아니라 대전이었다면 충청도 말이 표준어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제도화 된 시스템 안에서 문학이 서울말이어야 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 근무하면서도 2013년 `절창`, 2016년 `만개` 등 지속적으로 시집을 내고 있는 그는 오장환문학상이 제정된 2008년 이후 대전 지역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오장환 문학상은 백석 문학상과 더불어 시인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 중 하나"라며 "지역적으로도 경사스러운 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상"이라며 "지난해 5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상심해 있던 와중에 받은 상이어서 마치 선물 같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 자신의 네 번째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지역 문단의 활성화를 위한 활동도 꿈꾸고 있다.

육 시인은 "대전과 충청 문학 활성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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