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주변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소각장 3개가 밀집한 충북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이 대상이다. 이 마을 주민 45명이 소각장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 때문에 암에 걸리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소각장 인근 주민에 대한 건강조사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 평균을 크게 웃도는 이 지역 주민들의 암 발생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이면 반경 3km 이내에 있는 3개의 소각장에서는 하루 542t의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소각장 한 곳이 더 신설되고 기존에 운영 중이 소각장은 규모를 더 증설할 계획이어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이곳에 소각시설이 몰리는 것은 폐기물 처리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가깝고 교통 역시 편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각장 주변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최근 10년 새 폐암이나 후두암 등 암 질환으로 사망한 주민이 60여 명에 달한다고 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청원군 보건소에서도 2018년 말 기준으로 북이면에 살고 있는 암 환자가 45명에 이른 것으로 공식 집계된 것만 봐도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지역 주민들은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때문에 암에 걸리는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4월 환경부에 건강역학조사 청원을 제기했는데 이를 받아들여 건강영향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북이면이 규모에 비해 소각시설이 과밀하고 폐암 등 일부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이유에서 건강조사가 수용됐지만 최초 소각장 주변 건강조사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조사는 환경오염도와 주민건강을 들여다보는 두 갈래로 방향으로 올해 말까지 진행돼 내년 2월쯤 결과가 나올 모양이다. 국내에선 소각장 관련 건강조사 사례가 없다고 하니 북이면 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투명하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암 질환을 갖게 됐는지 철저한 규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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