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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설날 풍경, 설날 인심

2020-01-20기사 편집 2020-01-20 07: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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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며칠 뒤면 우리의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예전에는 설 명절이 시작되면 동네마다 축제 분위기로 다들 들뜨고 꽤나 떠들썩했던 것 같다. 주부들은 차례음식을 차리기 위해 장을 보고, 방앗간에서 떡을 해오는 등 음식장만으로 분주한 가운데 남자 어른들은 설날을 전후해서 성묘도 하고 일가친척들과 서로 인사 나누고, 동네 아이들은 몰려다니면서 팽이치기, 제기차기, 자치기 등 놀이나 추위 속에서도 썰매타기 등 얼음지치기에 바쁜 모습들이었다. 또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동네어른들에게 세배를 다니거나, 윷놀이, 연 날리기, 널뛰기 등을 함께 즐기는 모습들이 많았다.

이러한 명절 풍경이 몇 십 년 사이에 많이 바뀐 것 같다. 고향이나 가족 방문을 하느라 지루한 교통체증을 겪고, 주부들이 여전히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은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친척들이 모여 차례 지내는 방식이나 어린애들의 노는 모습은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설날 풍경이 달라진 데는 밖에서 한참 뛰어 놀아야 할 10대나 20대 청년들이 스마트기기 등으로 인해 주로 실내에서 혼자서만 지내는 영향도 큰 것 같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발표한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에 의하면, 10대와 20대는 여가시간의 ⅔ 정도를 스마트기기를 가지고 보내면서, 주로 하는 활동은 웹서핑, 모바일메신저, SNS활동, 게임 등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20-30대 중심으로 명절 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아져서 이제는 명절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쉬고 놀러 다니는 여느 연휴와 비슷해지는 느낌이다.

이렇듯 설날 풍경은 변하더라도 그동안 주위 어른들을 찾아 인사드리고 아이들에게 덕담을 건네며,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가족간의 정을 다지는 등의 전통적인 설날 인심만은 변하지 않고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어려운 이웃들을 되돌아보면서 보살피거나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정을 전하는 등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돈독히 하는, 그런 고유의 전통은 계속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예부터 인간관계를 중시한 것은 인간관계가 개인의 발전에는 물론 행복에도 중요하다는 것을 조상들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의 행복은 일정 수준의 소득을 넘어서면 소득보다는 인간관계의 질에 비례한다는 경제사학자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등을 비롯해 여러 연구에 의하면, 삶을 가장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라고 한다. 최근에는 가족이 많을수록 암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반면 외로움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질병이라고도 하며, 그래서 영국에서는 외로움 담당 장관직이 만들어질 정도라고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건강하게 오래 가려면 함께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설 명절이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 겨울이 눈도 별로 오지 않고 대신 미세먼지만 극성을 부리는 이상한 계절이 된 느낌이 없지 않다. 이상기후로 적응이 쉽지 않은 올 겨울에 맞이하게 되는 설 명절이지만, 이번 명절이 가까운 사람들끼리 넉넉한 설날 인심을 키우고 나누는 등 우리의 소중한 행복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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