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가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얼굴을 마주했다. 취임 마수걸이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정 총리가 발신할 메시지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간이었다. 지역민들 시각에서 보면 정 총리 발언은 그 내용과 함의 여하에 따라 더 각별하게 다가오게 돼 있다. 총리직은 유난히 정서적·심정적으로 지역정서와 맞닿는 측면이 있어서다. 게다가 정 총리는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일찍이 명예세종시민이 됐고, 세종 총리 공관으로 주소지를 옮기면 명실상부한 세종시민이 된다.

그런 정 총리가 "세종시 현안을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중요한 것은 정 총리의 의지와 실천력이라 할 수 있는데, 세종 현안을 중심에 두되 기왕이면 좀더 보폭을 넓혀 충청권 현안까지 아우르는 행보를 보여줬으면 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충청권 입장에서 정 총리 존재에 상대적으로 감정이입을 하는 데엔 그만한 사정이 없지 않다. 우선 권역내 여러 핵심 현안의 특성상 정 총리의 중재자 또는 촉진자역을 요청하고 있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당장 대전·충남혁신도시 지정 문제만 해도 정 총리가 `한 편`이 돼 주면 묘수를 찾지 못할 것도 없다. 법제화 이전 단계이긴 하지만 정부 재정력이 뒷받침되면 혁신도시 모양새를 갖출 수 있으며, 이 때 정 총리의 정책판단은 결정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세종시가 투 트랙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역내 자치단체간 정서가 미세하게 엇갈리는 KTX세종역과 ITX세종역 설치 문제도 의사결정 및 전개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총리실 관심 현안으로 분류해 접근해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 비슷한 수준의 지역 현안 리스트가 길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함은 물론이다.

정책 현안과 함께 정 총리가 동시에 직시할 부분은 지역 출신 인재 기용 문제라고 본다. 장·차관이 드믄 데다 각 공공부문 기관장 배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정 총리 체제 내각에서는 이것도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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