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두 단양중 교사
김병두 단양중 교사
3년 전 환경동아리 `세단(세계 속의 단중인)`이라는 깃발을 내걸자 환경문제 인식에 공감하는 학생 20여 명이 순식간에 모였다. 환경동아리의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어떻게 하면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 인식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재미있게 공유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해답은 월별 환경 관련 기념일에 따른 오감체험형 캠페인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해당 기념일과 관련된 체험아이템들을 발굴-구안하고, 기획했다. 활동 첫 날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점심시간 교내 식당 앞에 테이블을 펴고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 및 교직원들을 무작정 참여시켰다. 무엇인지 몰라 낯설어하는 아이들의 멍한 표정과 손사래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부담없이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안내자료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찍어보고, 만들어보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하고, 체험을 한 학생에게는 간단한 간식도 나눠주니 아이들이 굳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얼마 전 바다의 날엔 `플라스틱 없는 바다, 내가 바라던 바다`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먼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자료를 배부하고, 플라스틱 칫솔을 가져오면 친환경 생분해가 가능한 대나무 칫솔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고 플라스틱 칫솔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줄게 되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생태환경교육도 펼치고 있다. 3년째 이어오는 `지역의 문제, 지역으로 푼다.` 프로젝트 활동이 그것이다. `지역의 문제, 지역으로 푼다.` 프로젝트의 경우 석회석이 많은 단양 지역 특성상 피부질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해결 방안 역시 지역의 특산품 아로니아에서 찾는다는 취지로 아로니아 천연비누를 제작하여 군민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고, 그 과정에서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모금하였다. 모금된 성금은 전액 지역으로 환원하였다. 아이들로 하여금 본인이 살아가는 지역의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에 대해 스스로 탐구하고, 단점과 약점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미래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혹자는 1회성 행사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1회성 행사가 벌써 3년차가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식목일, 공정무역의 날, 물의 날, 바다의 날, 세계오존층보호의 날, 승용차없는 날, 세계 식량의 날, 환경의 날 등 수많은 환경 관련 기념일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연구하여 친구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선보이며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였다. 지금은 환경 관련 기념일이 다가오면 어떤 캠페인을 하는지 학생들이 먼저 물어온다. 내년 펭귄의 날에는 무엇을 할지, 본교 초록의 달 9월에는 어떤 행사를 할지 열심히 고민하고, 토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 혼자 고민해서는 푸른 지구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고 실천해야만이 푸른 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잊지 말자. "우리의 참여만이 푸른 지구를 만들 수 있다." 김병두 단양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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