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 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채석 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우리사회의 출산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 작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으로 내려앉아 인구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출산율은 사회 구성원의 공급과 관련된 것으로 내부에서 미래세대가 지속적으로 배출되어야 그 사회의 모습이 온전히 계승되고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출산 상태가 지속된다면 기존사회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이는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구성원을 내부에서 조달하지 못하고 외부에 적극 의존해야 하는 상황, 즉 높은 외국인 거주자 비율과 계속적인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로 정부의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정책`에 외국인력 활용 문제가 중요 아젠다로 다뤄지고 있다. 서로 다른 정체성과 세력을 가진 다양한 커뮤니티가 기존사회의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공존해 나간다면 매우 이상적이겠으나, 현실은 매우 다를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세계의 많은 분쟁의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출산율 문제는 젊은이들이 "혼자 사는 것보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더 행복하다"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선 신혼부부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집값 상승이 출산율 저하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와 출산은 결혼 후 수년 내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이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는 생활권내에 국가에서 저렴한 임대주택을 모두 마련해 주고, 일정기간이 지나 목돈이 마련되면 공공주택을 분양받아 입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새로운 주택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한 보육과 교육은 국가와 사회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집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 언제든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보육 및 돌봄 시설을 확충하고, 큰 부담 없이 육아도우미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유럽 주요 국가들처럼 대학교육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평등교육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녀를 키워야 하는데 향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자녀의 교육비까지 부모에게 떠맡기는 현재의 등록금 제도는 더 이상 명분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제 미래세대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어느 한 가정의 자녀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고 굳건히 해줄 새로운 구성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인식의 바탕 위에서 보육과 교육을 함께 책임지는 정책을 당연시 하고 과감히 실행해 나간다면 다시금 우리사회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질 수 있을 것이다. 채석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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