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미 대전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교수
유정미 대전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교수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쥐는 지혜와 풍요의 상징이라고 한다. 경자년은 흰쥐의 해로 특히 힘이 센 쥐라고 하니 힘차게 시작해볼 일이다. 올해 대전 디자인계의 가장 큰 소식은 아무래도 디자인센터 건립일 듯하다. 올 3월이면 `대전디자인센터`가 개원한다. 2010년 초반부터 디자인 분야 관련 인사들의 열망으로 시작된 디자인센터의 건립 노력이 10년 만에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다. 지역디자인센터(Regional Design Center)는 디자인 산업의 균형발전과 지역 특화산업의 고부가 가치를 실현하도록 돕는 디자인 진흥 기관이다.

일찍이 영국은 전후의 수출 증가에 대비해 산업디자인진흥원(Council of Industrial Design)을 설립했다. CoID는 디자인 부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의 대표적인 디자인 진흥기관이 되었고 영국은 디자인을 국가 산업에 우선적으로 반영하므로 디자인 강국이 되었다. CoID는 1972년에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로 명칭을 바꾸고 디자인과 기술의 통합을 추진하는 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3곳에 지역디자인센터가 설립되었다. 2005년 광주디자인센터를 시작으로 부산디자인센터와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개원했다. 이들은 현재 지역 디자인산업 진흥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2012년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역단위의 지역 디자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디자인센터 건립을 발표하고 대상 지역을 강원도와 대전시, 제주도로 확정했다. 이제 대전시는 곧 출범 예정이고 강원도와 제주도는 보류되었다가 재추진 중이다. 바야흐로 지역디자인센터 2기 시대가 열린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에 디자인센터가 설립되면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기업이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디자인센터의 대표적 기능이 디자인을 통한 제품의 경쟁력 강화이다. 대체로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전문적인 디자인 개발을 의뢰할 능력이 약하다. 이때 디자인센터가 나서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해주면 사업화 성공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스타트업의 창업보육도 함께 지원하게 된다. 대전은 특히 청년 인구와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도시이므로 디자인센터의 역할이 더 기대된다.

다음은 전문적인 디자인 재교육이다. 디자인센터는 학생은 물론 일반인과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지원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디자인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분야이다. 특히 디자인 전공 학과가 많은 대전에서 디자인센터는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와 산업체에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교나 기업이 제안하는 프로젝트나 워크숍, 전시회도 개최할 수 있다고 하니 대전디자인센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대전디자인센터는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을 활성화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이다. 대전은 과학특구를 품은 도시로서 첨단기술의 접근이 용이한 이점이 있다. 디자인센터의 위치도 대덕특구 내에 있으므로 이러한 특장점을 살려 과학기술 자산과 연구개발 성과물을 디자인과 결합하여 우수 상품을 개발하는 산파 역할 담당하게 될 것이다.

유정미 대전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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