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위헌" 반대토론에 민주당 "개혁" 찬성토론 맞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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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이른바 4+1 협의체가 단일안으로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5일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자정을 넘기자 필리버스터를 진행중이던 김태흠 한국당 의원에게 토론 중지를 요청했다. 선거법의 본회의 상정 직후인 지난 23일 오후 9시 49분부터 25일 자정까지 50시간 11분에 걸친 여야 의원들의 대공방이 막을 내린 것이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신청한 것이지만 이례적으로 민주당이 찬성토론에 나서면서 양당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 펼쳐졌다. 여기에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통상적인 반대토론이 아닌 찬반토론으로 비화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헌이라며 공격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법 개혁의 당위성으로 맞섰다.

이처럼 여야가 본격적으로 맞불토론을 벌인 것은 지난 2012년 국회법 개정에 따라 필리버스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9대 국회 때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대토론으로 진행됐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6년 2월 23일 오후 7시 6분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3월 2일 오후 7시 31분에 종료돼 192시간 27분이나 소요됐다. 첫 주자인 김광진 민주당 의원붙터 마지막 주자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까지 38명이 참여했다. 이종걸 의원은 무려 12시간 31분으로 최장 기록을 세웠고, 정청래 의원 11시간 39분, 이학영 의원 15시간 33분, 은수미 의원 10시간 18분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여야에서 모두 15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첫 주자인 주호영 한국당 의원을 필두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이어 권성동(한)·최인호(민)·지상욱(바른미래당)·전희경(한)·기동민(민)·이정미(정의당)·박대출(한)·홍익표(민)·정유섭(한)·강병원(민)· 유민봉(한)· 김상희(민)· 김태흠(한) 의원이 차례로 등판했다. 이들 15명 가운데 박대출 의원의 연설시간이 5시간 50분으로 가장 길었다.

필리버스터의 양상은 3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시일이 지날수록 본회의장 의석은 텅 비었고, 몇몇 의원들은 상대의 발언 강도가 강해지면 고성과 야유로 맞서는 행태도 여전했다. 다만 예전과는 달리 발언 도중에 의장석의 허락을 구하고 화장실에 가는 등 생리현상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해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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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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