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보다는 모의지원 결과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정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모집과 관련한 속설들에 대해 신경쓰곤 한다. 이는 말 그대로 속설일 뿐이므로, 내용을 정확히 숙지한 후 악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

◇가·나군은 안정지원=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 가·나군 모집을 하다 보니 둘 중 하나는 안정지원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성적대별 지원 흐름을 포함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 우선 서울권역 대학들의 모집은 가·나군 모집이 주를 이루지만, 경기권 대학 인문·자연계열 모두 다군 모집에서도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서울권 대학 중에서도 광운대, 숭실대(자연)·중앙대·홍익대 등은 다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이 가·나군 위주로 모집을 하다 보니 다군에서는 상위권 일부 대학으로 지원이 몰리게 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그만큼 합격자 중 많은 인원이 가·나군 합격 시 이탈하면서 추가합격자도 많이 나온다. 이같이 다군 지원자 중에는 본인의 성적이 합격선보다 낮더라도 추가합격을 노리고 공격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즉 다군에서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안정적으로 내려쓰지는 않기에, 무조건 다군 조합을 꺼려할 이유는 없다.

◇지원율·합격선은 동반 상승=지원자들의 성적을 모르기 때문에 지원율이 높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원율이 높다고 커트라인도 반드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전년도 서울시립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중 철학과와 사회복지학과는 지원참고표 상 지원가능 점수가 같고 모집인원도 10명으로 같았다. 지원율은 철학과가 8.9대 1로 사회복지학과 6.2대 1보다 높았다. 반면 합격선의 수능점수는 철학과 937.79, 사회복지학과 940.22로, 사회복지학과의 합격점이 더 높았다. 이는 각 대학 내에서 합격선이 낮아 보이는 모집단위로 지원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원율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모의지원 결과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모집인원이 많으면 충원율도 상승=대학별로 모집인원이 많을수록 추가합격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 여기는 경우들이 있다. 전년도 숭실대 다군 자연계열 모집에서 보면, 모집인원이 11명인 수학과의 정시 추가합격은 24명으로 218%의 충원율을 보였다. 반면 이보다 모집인원이 많은 물리학과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과의 정시 충원율은 각각 147%와 176%로 낮았다. 이는 정시 추가합격은 모집인원에 비례하지 않고 모집단위에 대한 선호와 지원자들의 성적 밀집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년도 충원율은 참고자료일 뿐으로, 올해 수험생들의 성적대별 지원 경향을 살펴 충원율 변화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도움말=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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