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외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앨리스 로버츠 지음)= 과학 기술의 진보로 고고학과 유전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길들여진 종의 기원을 둘러싸고 해마다 새로운 가설들이 등장한다. 앨리스 로버츠는 이 책에서 역사적 자료와 여러 과학적 가설들 속에서 `진짜` 이야기를 찾아내기 위해 하나하나씩 검증해나간다. 찰스 다윈과 니콜라이 바빌로프를 필두로,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책상머리를 벗어나 들판, 산, 바다, 동굴을 누비며 동식물의 놀라운 기원과 진화를 탐구해온 과학자들의 눈부신 발자취,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유전자 변형 기술 등 최신 과학 기법을 두루 소개하고 있어 `생물학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푸른숲·576쪽·2만 5000원

△알아주든 말든 나는 본질을 본다(소노 아야코 지음)= 전작 `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통해 `나답게 사는 삶`으로 가볍게 터닝하는 법을 전한 소노 아야코가, 이번 책 `알아주든 말든`에서는 나답게 살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인생의 본질`을 말한다.

성공, 성실, 호감, 좋은 관계 등등 세상의 좋은 것들을 나열하고, 독려했다면 진부했을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실패, 단념, 잘 풀리지 않았던 관계 등등 누구나 꽁꽁 숨기고 싶어하는 경험들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을 끄집어냄으로써 나를 직시하게 만든다. 최선을 다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나의 삶일지라도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그 속에는 이미 충분한 자양분이 들어 있음을 알게 한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본질에 충실한 삶은 행복으로 흐른다. 책읽는고양이·184쪽·1만 1200원

△여전히 연필을 씁니다(정혜진 지음)= 그들이 여전히 연필을 쓰는 이유. 종이에 필기구로 쓰는 것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하는 게 더 익숙한 시대다. 더군다나 연필은 색색의 화려한 펜에 밀려 방구석 어딘가를 굴러다니는 단순한 소모품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연필을 쓰는 어른들이 있다. 시인, 만화가, 매거진에디터, 공간디렉터, 북에디터, 에세이스트, 작곡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9명의 젊은 창작자들에게 연필은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연필`이라는 하나의 도구에서 젊은 창작자들이 받은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간 몰랐던 연필의 새로운 쓰임을,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그마치북스·196쪽·1만 2800원

△55년생 우리엄마 현자씨(김한솔이 지음)= 여기, 지금, 이 자리에 밥하고 빨래하는 것만 잘하는 것이라 오해하고 살아왔던 55년생 우리 엄마 정현자가 있다. 딸이 컴퓨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를 배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자신을 안타깝게 여기고, 멀리 해외여행을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자신도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혼자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발표한 당당한 정현자. 그는 이제 엄마, 아내, 며느리로 불리기를 거부하고 현자 씨라 불러달라고 모두에게 선언했다. 책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는 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며 `나다운 나`로 살고 있는 `우리 엄마`의 멋지고도 파이팅 넘치는 홀로서기 에피소드들이 웹툰과 에세이 형식으로 수록돼 있다.책들의정원·240쪽·1만 4000원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