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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겨울의 동백꽃을 보면서

2019-12-17 기사
편집 2019-12-17 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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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용식 천리포수목원장

어릴 적 기억으로 우리 마을 동네 아주머니는 참빗과 동백기름으로 머리를 다듬었다. 집 앞마당에서 멍석을 펼쳐 놓고 치르는 혼례는 마을의 볼꾼들 잔칫날이었고 동백꽃으로 만든 화환이 기억에 남는다. 고향 집 사당 옆에도 꽤 오래된 동백나무가 있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인 선운사에 동백나무숲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동백나무와 가까이 살았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삼은 나무도 우리나라의 동백나무다. 동백나무 무리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히말라야 등 온대와 열대에 널리 자라는데 이 세상에는 300여 종이 자라며 재배품종만 해도 3000가지가 넘는다. 우리나라 동백나무는 주로 완도, 해남 두륜산, 광양 백운산, 화엄사, 선운사 등지 내륙과 남해안과 서해안 여러 섬, 제주도와 울릉도에 자란다. 대청도, 강진 백련사, 서천 마량리, 고창 선운사, 거제 학동리, 광양 옥룡사의 동백나무 숲과 나주 송죽리의 동백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아쉽게도 완도 죽청리 동백숲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는 비운을 겪었다. 여러 식물에 비해 동백나무는 소담스러운 꽃의 관상가치가 크게 높아서 영국에는 1739년 처음 소개됐는데 불과 20여 년 후에는 유명 상품화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동백나무는 대청도나 소청도 등 자생지 위치에 따라 내한성이 비교적 강한 성질이 있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도 한다. 각 지역 동백나무는 잎의 크기, 모양이나 꽃의 모양, 크기, 색이 꽤 다양하다. 선운사나 강진 또는 완도의 동백나무는 교목성인 반면에 대청도 등 서해안 일부의 섬에는 여러 줄기로 나뉜 관목성이다. 동백나무는 겨울과 봄에 꽃을 피기에 춘백과 동백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특히 대륙성의 기후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보배로운 나무다. 동백나무는 예로부터 머릿기름이나 일부 식용으로 사용해 왔다. 일본에서는 정밀공업에 필요한 기름은 동백기름이 으뜸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동백씨앗도 한번 분석해 보면 좋겠다. 평소에 우리 수목원을 찾는 분들을 보면 꽃을 좋아하는데 꽃 피는 시기는 주로 봄과 여름에 집중돼 있다. 겨울에는 꽃을 보기가 쉽지 않지만 호랑가시 열매와 함께 동백꽃은 우리 수목원을 찾아주시는 분들의 눈길을 독차지한다.

김용식 천리포수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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