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원 미래건설연구원 부원장
문경원 미래건설연구원 부원장
스웨덴은 지역사회재생을 위한 지역개발그룹(local development group)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개발그룹은 전통적으로 존재하는 대중운동(Folkrorelse : Popular Movement)의 하나로 공업이 쇠퇴하는 지방에서 발생한 실업자들이 지역경제를 재생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한 협동조합적 성격의 그룹이다.

현재 스웨덴 인구는 약 1000만 명이며, 기초자치단체(코뮌)의 수는 290개다. 지방개발그룹은 서브 코뮌이라는 생활단위마다 조직되어 있는데, 그 수는 약 4000여 개에 달한다.

지방개발그룹은 크게 세 가지의 직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복지나 보육, 주택의 유지·관리 등과 관련한 사항을 무상노동으로 담당하는 기초적 서비스다. 둘째, 지역 관광사업과 관련한 도로정비와 시설정비, 지역문화 이벤트 사업이다. 셋째, 소프트웨어 개발과 응용, 또는 데이터 처리 등 IT 중심의 지식 집약적 산업이다.

스웨덴 정부는 21개 주((렌, lan)에 지역개발그룹에 대한 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위에서부터 조직된 방식을 탈피해 지역주민을 기초로 하는 밑으로부터의 조직이다. 지역개발그룹은 지역경제 재생을 1차적 목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동시에 사회적 자본을 정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회경제 모델에서 말하는 사회적 자본은 인간의 유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의 유대를 강화해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도모하게 되면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은 지역개발그룹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민의 자발성에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경제 민주주의적인 경영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산업구조를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스웨덴의 성공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지역사회 구성원인 주민을 원동력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의 각 부처에서 문화와 환경을 키워드로 한 도시와 농어촌지역의 재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은 지역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매력적인 경관, 양호한 생활환경 등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지역자산을 보존하고 활용하여 보다 우수하게 만드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재생사업의 성공 여부는 주민들의 인식과 참여가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져 성과를 거두는가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 재생의 포인트는 지역사회 구성원에 의한 풀뿌리운동이다. 즉, 인간의 생활공간으로서 도시를 재생하는 노력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주민에 의한 풀뿌리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지역개발그룹은 주민의 자발적인 공원 청소, 화초 식재, 교육활동계획 등 커뮤니티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 삿포로 시의 경우는 주민들의 적극적 소통과 능동적 참여를 통해 그동안 자동차 교통의 원활함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던 도심교통 개념을 보행자와 환경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도심에 보행자 중심의 공간을 조성하고 자동차의 도심통과를 배제하는 등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늘날 지역재생은 환경 중시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 시설이 충실해야 한다는 동시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에 조성되는 공원의 역할도 인공구조물인 하드웨어적인 측면보다는 가족, 고령자, 어린이들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 속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문화시설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도시의 오픈 스페이스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예술과 문화의 이벤트 광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술관과 음악당 등 예술문화시설들과 연계해 예술문화기능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지역재생은 환경과 문화를 공동 키워드로 설정해 인간이 생활하는 장소로서 최적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주민의 힘으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장소로 재생되는 것이 비로소 지역사회의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문경원 미래건설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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